[서른플러스] 지휘자 김병로의 '인생 변주곡'
[서른플러스] 지휘자 김병로의 '인생 변주곡'
  • 이주영
  • 승인 2018.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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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만난 김병로씨는 "연주를 준비한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 속에서 이뤄지며, 그 시간에 만들어진 무수한 음악적 경험들은 단 한번의 연주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김병로

인천시립교향악단 기획·홍보를 담당하는 김병로(38)씨를 만났다. 김병로씨는 음악이라는 매개로 하나가 아닌 여럿이 조화를 이뤄 살고 있다. 피아노를 전공하며 평생의 업으로 예술을 삼았다면,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을 소개시켜 주는 활동을 했다.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방송을 통해 클래식 해설을 벌였고, 지역의 열악한 클래식 환경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 대학의 아마추어 교향악단의 지휘를 맡고 있다. 인천 클래식 대중화에 김병로씨의 별칭인 '벤킴'은 유명하다.

이제 그는 거주지인 인천 청라의 문화적 소양을 확대시킨다는 목적으로 대학원에서 도시계획을 공부하고 있다.

# '그녀'를 위해 피아노를 끊다

인천시향에서 기획·홍보를 담당하는 김병로는 다재다능하다. 가까이에서 에너지가 전해온다. 주변을 흡수하는 힘, 김병로가 벤킴이란 호칭으로 인천의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는 모습이 멋지다.

김병로는 고교 2학년 때 예술을 마주했다. 이 길을 숙명으로 여기며 예술대학을 진학했고,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았다.

김병로는 "고 2때 피아노를 인생의 길로 삼겠다는 결심을 했지만 여느 부모님처럼 아버지의 반대는 컸고 어머니는 평생 업으로 할 수 있겠냐고 걱정하셨다"며 "예술과 관계없던 집안 분위기 탓에 피아노를 전문적으로 배우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병로의 피아노 길에 빛이 내렸다. 바로 피아니스트 백낙원을 만나면서다. "못 친 것 같은데 백낙원 선생님께서 느낌이 좋다며 가르침을 주셨다"고 했다. 여느 예술가보다 늦은 고 2 때 피아노를 전문적으로 시작한만큼 김병로를 접한 피아니스트 백낙원은 그의 테크닉보다는 영감과 인성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넘어 다양한 음악의 기회를 접했고, 공군 군악대에서 끼가 넘치는 여러 젊은 음악가와 소통했다.

김병로와 부인 권은경은 대학에서 만났다. 피아니스트 표트르 안데르제프스키 서울 공연 때 함께 갈 친구를 물색 중 같은 과 친구인 권은경에 연락이 닿았고, 그 때부터 친구에서 연인이 됐다.

"친구 권은경이 어느순간 갑자기 가슴에 와 닿았다"는 김병로는 결혼을 위해 피아니스트에서 예술 관련 업종으로 전환하며 사랑의 결실을 일궜다.

권은경은 명지대에서 유아교육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인천의 동량이다. 유아음악에 대단한 실력자로 인천을 넘어 곳곳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 음반회사에서 '두번째 성장'

김병로의 제2의 인생은 피아노에서 음반회사로의 취직이다.

결혼을 위해 업종을 전환하기로 다짐한 김병로는 2007년 클래식 음반 유통회사인 엔쓰리컴퍼니 레이블 매니저로 입사했다. 그곳에서 유니버설, 이엠아이, 워너, 소니비엠지 등의 메이저 음반과 아르테 배룸 카스카벨르 등 마이너 레이블 음반들을 수입 배급 했다.

2008년에는 카라얀 탄생 100주년 기념 음반을, 2009년엔 도이치그라모폰 111주년 기념 음반을 홍보마케팅 해 국내외에 배급 했고, 당시 회사에서 처음 시도하는 '국내 라이선스' 기획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백건우 DECCA 베토벤 전집 음반, 2010년 정경화 DECCA 데뷔 20주년 기념 음반과 RCA 리빙스테레오 전집 음반의 발매 및 배급을 모두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김병로는 "세계 클래식 명반을 한국에서 처음 들을 수 있는 매력 넘치는 곳이었다"며 "이 곳에서 단순히 음악만 전달하는 것을 넘어 기획과 홍보 등을 통해 상당 음반을 성공시켰다"고 밝혔다. 또 "이 곳 회사 사장님과 진로 등을 고민했고, 인간관계에 관한 여러 조언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김병로는 음반사에서 나왔다. 본인이 직접 기획과 홍보를 맡고 싶다는 열정을 함께 할 곳을 찾아 경기도에서 우여곡절을 거쳐 인천시립교향합창단에 입사하게 된다.

2010년, 김병로와 인천의 만남은 과거 '월미도' 밖에 없던 그의 기억 속 인천을 '인천의 클래식 대중화'라는 사명을 심게했다.

# 클래식, 가르치면서 나도 배워

그는 인천시향의 활동을 이렇게 평한다.

"인천시립교향악단 기획·홍보 파트를 담당하면서 2011년부터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던 음악회를 시리즈로 묶어 타깃을 세분화하는 작업을 했고, 포스터 리플릿 프로그램 등 홍보물을 세련되고 일관성 있게 바꿔 청중들의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특히 "2016년에는 인천시립교향악단 창단 50주년을 맞아 교향악단 단독 시즌제를 전국 최초로 출범하여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제 그는 인천시향을 넘어 지역 대학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로 번졌다. 음대가 없는 인천, 클래식이 터를 잡기에 척박하지만 그는 "인천대 문화대학원을 다닐 때 인천대 학생들이 자체 오케스트라를 구성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도와주게 됐다"며 "이제는 인천지역 대학생들의 연합인 인천대학연합오케스트라(IUCO)와 데이비드 미션 콰이어의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래서 본인을 '마니아마추어(마니아와 아마추어의 합성어)'로 나타내고 있다. IUCO는 지난해에 이어 이달 말에도 연주회를 갖는다.

그는 또 다양한 음악 관련 잡지에 클래식음악평론가로 활동했고, 지역 라디오방송국에서 음악 관련 코너를 기획 진행했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평가위원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심지어 인천에 터를 잡은 청라를 더욱 풍성한 문화도시와 공원이 있는 곳으로 자리잡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그는 지금 인하대에서 도시계획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김병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학생을 가르치고 있고 이는 곧 보람을 넘어 스스로에게 배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여러 분야에서 호기심과 열정을 갖고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주영·이아진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욕심 많은 그는 아직도 '공부 중']

김병로, 그는 2006년 대구예술대학교 서양음악과 피아노전공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어 꿈을 위해 취업보다는 다시 학업의 길로 들어선다.

2007년 세종대학교 피아노 연주학 석·박사 통합과정에 입학하고, 2012년에는 연세대학교 고음악과정 바로크 지휘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그는 인천으로 와 인천대학교 문화대학원 지역문화기획학과를 올해 2월에 졸업을 하고, 현재 인하대학교 일반대학원 도시계획학과에 재학 중이다.

그가 이렇게 계속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가 하는 '음악'에 대한 끊임없는 발전을 위해서다. 부모님의 반대와 걱정을 들으며 시작한 피아노는 그에게 '운명'이었고, 성인이 된 이후에 피아노는 그의 삶을 지탱해주는 기반이 됐다.

현재 인천대학연합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그는 이외에도 데이비드 미션 콰이어 지휘자와 인천시립교향악단 기획홍보 총괄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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