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의도시 '경쟁력 쑥' …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 가능성도 쑥쑥
▲ 연수구 송도동 송도컨벤시아 전경.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20년간 연 49억여원 지원 … 지역 국회의원 협치 '한몫'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앓던 이'가 쏙 빠졌다. 시 예산으로 부담해온 송도컨벤시아 임차료를 내년부터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올해 8월 국내 첫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된 송도국제도시로선 경쟁력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송도 개최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5대 전시 컨벤션센터로 도약 기틀 마련
인천경제청은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송도컨벤시아 임차료 국비 지원액 988억원이 확정됐다고 11일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20년간 연 49억여원의 임차료를 국비로 지원받는다.
송도컨벤시아 2단계는 BTL(Build-Transfer-Lease·임대형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추진돼 지난 7월 건립됐다.
당초 정부는 올해부터 20년간 민간 사업자에게 모두 2891억원의 임차료를 시와 절반씩 나눠 내기로 약속했으나, 이후 정부가 국비 지원에 난색을 보이면서 시가 막대한 재정 부담을 그대로 떠안을 상황에 놓였었다.
다행히 이번 국비 확보로 인천경제청은 연간 123억원(국비 40%·시비 60%)을 민간 사업자 '더송도컨벤시아(주)'에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게 됐다.
인천 마이스(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 산업의 중심 송도컨벤시아 1단계는 5만3000㎡ 규모로 2008년 신축됐다. 7월 준공된 2단계는 6만4000㎡ 규모로 전시장과 회의장, 판매시설, 다목적 광장 등을 갖췄다.
송도컨벤시아의 몸집은 11만7000㎡로 확대됐다. 20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대회의실이 마련돼 국제회의가 상시 열릴 수 있게 됐다. 송도컨벤시아는 규모 면에서 킨텍스와 코엑스, 벡스코, 엑스코와 함께 우리나라 5대 전시 컨벤션센터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송도컨벤시아 국비 확보 위해 정치권 맞손
인천경제청은 국비를 지원받고자 국회와 세종시를 수십 차례 오가며 국비 지원의 필요성과 절실함을 관계 부처에 적극 호소해왔다.
여기에 지역 국회의원의 협치가 국비 확보의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의견이다.
당초 인천 정치권과 시는 국비 지원 비율을 5대 5로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 지역자율계정'으로 7대 3(정부) 지원하는 안을 강력히 밀어붙였다.
균특 지역자율계정은 지자체가 자율 편성한 뒤 정부가 포괄보조방식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송도컨벤시아에 대한 별도 국비 지원이 아니어서 여기에서 임차료를 사용하면 시가 다른 사업에 추진할 국비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연수갑) 의원과 자유한국당 안상수(중·동·강화·옹진)·민경욱(연수을) 의원 등이 정부를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6대 4(정부) 비율로 높이고 균특 지역자율계정도 국가가 직접 지원하는 방식의 '균특 지역지원계정'으로 변경될 수 있었다.
박찬대 의원은 "송도컨벤시아 임차료가 지역자율계정에서 지역지원계정으로 바뀐 덕분에, 송도컨벤시아에 투입될 예산이 균형 발전을 위해 원도심과 도서지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그 금액이 1000억원에 달하니 인천 발전 측면에선 너무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 기세를 몰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유치하자
내년에 한국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높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이번 국비 확보로 마이스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된 송도국제도시에 유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3·1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3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한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자는 의미가 행사에 담기는 만큼, 미래형 첨단도시 송도국제도시가 최적의 장소란 의견이 많다.
송도국제도시는 국제회의에 특화된 도시다. 대한민국의 첫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과 가깝고 귀빈들이 머물 수 있는 특급호텔이 영종지구를 포함해 10여개에 이른다.
바다와 갯벌을 메워 조성된 도시 특성상 외부와 연결되는 교량들만 통제하면 섬이나 다름없어, 경호와 보안에 최적의 장소라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아울러 그간 국내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유치한 도시가 2009년 제주도, 2014년 부산이었던 만큼 이번엔 송도국제도시가 개최 도시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송도컨벤시아 임차료 국비 지원을 계기로 송도컨벤시아를 중심으로 한 인천지역 마이스산업 육성과 발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