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와 법적다툼 남아
개인투자자 8만명 '안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상장 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당장 11일부터 거래가 재개되면서 투자자들이 느꼈던 불안감과 불확실성을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선물위원회의 '고의 분식회계'라는 판단이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 상장유지 결정을 내린 셈이라, 대기업의 잘못을 제대로 묻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는 10일 오후 2시부터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에 대해 상장유지 결정을 내렸다. 기업심사위는 지난달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과거 회계처리에 대해 고의라는 결론을 내리고 검찰에 고발함에 따라 상장 적격성 심사를 이어왔다.

이날 기업심사위에게는 상장유지, 폐지, 개선기간 부여 등 3가지의 선택지가 있었다. 단 심의일로부터 7영업일 이내라는 조건이 있었기에 결정일을 미루는 '제4의 선택'도 가능했다. 이날 결정이 서둘러 내려진 까닭은 시장에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도 김태한 사장이 직접 참여해 거래 재개 후 경영 투명성 제고 방안 등을 기업심사위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결정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당장 11일부터 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개인투자자들은 총 7만8000여명으로, 시가 2조6300억여원 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주주들은 불확실성을 털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상장폐지로 광범위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 논란이 완전히 종식된 건 아니다.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한 상태라 법정 다툼이 남아 있고, 증선위 결정에도 상장 폐지 결정을 내리지 않은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에 대한 비판도 나올 걸로 예상된다. 특히 회계 부정이라는 결론을 내렸음에도 잘못을 묻지 못했다는 점에서 상장폐지 실질심사 제도의 '무용론'도 제기될 전망이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