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체육회 상임부회장 폐지 소식에 "과감한 결단" 목소리
인천시, 이사회 통과·대의원 총회 의결 등 직제개편 절차 남아
후보 물망 올랐던 黨 내부 인사 등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의문







"체육회 상임부회장 제도를 폐지하기로 한 인천시의 결단에 경의를 표합니다."

인천시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체육회 상임부회장 제도를 없애기로 결정하자 체육계 안팎에서는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놀라움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런 평가는, 기득권을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었던 인천시의 용기를 치켜세우는 찬사와 다름없다.

단순히 강임덕 상임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중요한 의미가 이번 결정에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낙하산 몫 포기, 과감한 결단

지난 6월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체육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상임부회장 제도의 존속 여부였다.

이유는 '전권을 틀어 쥔 상임부회장과 허수아비 사무처장'으로 대변되는 당시 인천시체육회의 조직 체계가 정말 큰 문제라는 것을 누구나 느끼고 있었지만, 쉽게 고쳐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었고 이 시스템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선거에서 승리한 쪽이 논공행상을 하려면 자리 하나가 아쉬울텐데 적폐청산을 주요 과제로 내건 새로운 시장이라고 해서 이를 절대 스스로 없애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이 팽배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인천시는 문제를 바로잡고자 상임부회장 제도를 폐지함으로써 자기 몫의 낙하산 자리를 포기했다.

이를 두고 체육계에서는 "정말 과감한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과 가까운 한 체육계 인사는 "솔직히 유정복 전 시장이 당선 직후 상임부회장 제도를 다시 도입할 때 논공행상을 하고자 억지명분을 내세워 낙하산 자리를 하나 더 만든 것이란 비판이 거셌다. 그런데 지난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과연 상임부회장 자리를 없애고,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을 지 의심하는 눈초리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물론, 이 제도를 옹호했고, 이 제도 아래서 강력한 권한을 행사했던 강인덕 상임부회장이 퇴진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바람에 이런 결과가 나온 측면이 없지 않다.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다. 그렇다고 해도 차기 상임부회장 자리에 누가 올 지 내부에서 하마평까지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아예 이 자리를 없애겠다고 결정하는 것은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정말 과감한 결단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숙고 끝에 상임부회장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했다. 관련 절차를 거치면 내년 초에는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용기있는 개혁, 차질 없어야"

인천시가 상임부회장 제도를 없애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실현되지는 않는다.

직제개편은 인천시체육회 규약을 개정해야하는 만큼, 몇 번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먼저 11일 인천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뒤 중지가 모아지면 18일 이사회에서 이를 안건으로 다룬다.

이사회를 통과했다고 해도 최종적으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야 확정된다.

총회는 소집 절차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이 있어, 이사회 이후 빨리 열린다고 해도 내년 초에나 가능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상임부회장 제도를 존속시키려는 시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 자리를 없애는 것에 반대하는 세력이 현실적으로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체육회는 정치색이 거의 없는 스포츠공정위원회나, 강인덕 부회장과 가까워 인천시 정책을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 이사들은 현재 소수라 이사회 통과 역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오히려 가장 큰 변수는 민주당 내부다.

이 자리를 노리면서 욕심 또는 미련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쪽 인사들이 인천시의 결정에 순순히 따를 지가 미지수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상임부회장 제도 폐지는 박남춘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강인덕 상임부회장을 내보내려고 나온 꼼수가 결코 아니다. 정말 기득권을 포기하더라도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겠다는 충정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알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일이 차질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모두 협조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