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선임' 진통 끝 합의 … 심사 시작도 못 해
인천 부평구의회 여야 갈등이 예산 심사로까지 번졌다. 내년 예산안을 다루는 예산특별위원회 첫날부터 위원장 선임을 놓고 하루 종일 파행을 겪었다.

부평구의회는 예산특별위원회의 '부평구 2018년도 제3회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가 10일로 늦어졌다고 9일 밝혔다.

예산특위는 지난 7일 제1차 회의에서 추경예산안을 다루려고 했다.

하지만 첫 번째 안건으로 올라온 '위원장, 부위원장 호선의 건' 처리가 늦어지면서 심사가 연기됐다.

이날 오전 10시 예산특위가 열린 지 10여분 만에 정회된 회의는 9시간 만인 오후 7시30분쯤에야 속개됐다. 위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면서다.

총 8명인 특위 위원 가운데 5명으로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은 공현택 의원을 위원장으로 추천했다.

자유한국당은 엄익용 의원을 내세웠다.

위원장 후보가 2명 이상이면 표결로 처리된다.

내년 예산안을 다루는 이번 예산특위 위원장이 민주당 몫으로 정해지는 분위기로 흐르자 자유한국당 측의 반발이 나왔다. 8대 의회가 개원한 뒤로 특위 위원장을 계속 민주당이 맡는 건 불합리하다는 논리였다.

협상이 진통을 겪자 다음 회기부터 특위 위원장을 번갈아 맡는 조건으로 이번 예산특위 위원장에는 민주당 유경희 의원이 선임됐다.

결국 정회가 길어지면서 이날 의결할 예정이었던 추경예산안 심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여야 갈등을 빚은 조직 개편안 후폭풍도 여전하다. 부평구 조직 개편 안건은 상임위원회에서 보류 표결까지 간 끝에 통과됐지만 민주당 측에서 상임위 배분을 고치는 '부평구의회 위원회 조례' 개정안을 이번 회기에 함께 처리하려고 발의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이익성 의원은 "조직 개편안이 본회의에서 심의되지 않았는데도 통과를 전제로 구의회 조례 개정까지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나상길 부평구의회 의장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 상임위를 조정하지 않으면 내년 업무보고에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