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예산 승인 '운영 정상화' 조건부로 내걸며 사실상 대표 교체 시사
강인덕 대표 12일 이사회 안건, 주총서 상정할지 미지수

"예산을 받아 쓰려면 인천시의회가 조건으로 내 건 '운영 정상화'를 해야 하는 데 잘 될까 모르겠습니다."

인천유나이티드가 인천시의회의 조건부 승인으로 예산 삭감 위기에서 벗어났지만(인천일보 12월6일자 3면), 시의회가 정한 '운영 정상화' 조건을 충족시키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인천시의회가 예산 집행의 조건으로 내 건 '운영 정상화'의 핵심이 강인덕 현 대표의 사퇴라는 것은 구단이나 예산을 제출한 인천시 모두 명확히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유나이티드가 2019년도 예산을 받아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하려면 올 해 안에 이 과제를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지난달 초 강인덕 대표가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축구를 잘 모르는 인물'이라는 이유로 일부 주주들이 반발하자 애초 이사회 합의와 달리 안건(신임이사 선임의 건)을 상정조차 하지않아 주총을 무산시키면서 한 번 계획이 틀어졌다.

이후 지난 1일 1부리그 잔류를 확정한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의 사퇴를 촉구한 서포터즈와, 다시 이사회 및 주주총회 일정을 잡으려는 인천시를 향해 강 대표가 날을 세우면서 구단 직원들과 인천시는 애를 끓여야 했다.

그런데 이사회 일정이 다시 잡히면서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강인덕 현 대표가 오는 12일 제75회 이사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한 것.

이날 이사들이 다룰 핵심 안건은 이전 주주총회에서 무산된 신임(대표)이사 선임의 건이다. 이와 함께 기존 이사 전원 사퇴의 건, 주주총회 날짜 확정 등도 논의한다.

앞서 이사들은 지난 74회 이사회에서 기존 이사 6명 전원 사퇴 및 신임이사 4명(사내이사: 전달수 비대위원장, 사외이사 : 정태준 축구협회장, 김준용 인천크리켓협회 부회장, 유동섭 (주)류씨은 대표이사)을 선임하기로 했지만, 지난달 7일 주주총회에서 무산된 바 있다.

이사회에서 이들 안건이 채택이 되면, 약 2주 후에 주주총회를 열어 이를 확정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또 많은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전달수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를 반대했던 일부 주주들의 반발과, 이를 제압하려는 다른 주주나 강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서포터즈들의 의견 충돌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강인덕 현 대표가 주주총회 의장으로서 양 측의 의견을 충분히 발표토록 한 뒤 결국 냉정하게 안건을 상정해 표결을 하면 깔끔하지만, 이 역시 확실하지 않다.

그는 여전히 '안건을 반드시 상정하겠다'는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강 대표는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고만 할 뿐 안건 상정에 대한 질문에는 "그 때 상황을 봐야 결정할 수 있다"며 애매한 답변만을 내놨다.

아울러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한 뒤 "지난번에 일부 주주들이 반대했던 전달수 내정자를 다시 내세우면 잘 될까 걱정이 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이번에도 또 주주총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이에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시의회가 내건 운영 정상화의 핵심은 사실상 대표 교체다. 따라서 대표가 바뀌지 않으면 인천 구단이 내년도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은 강 대표를 포함해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순리대로 일이 진행되기를 바라지만, 만에 하나 또 지난번처럼 주주총회가 파행을 겪다 무산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도 "인건비 등 예산이 걸린 상황인만큼 내부 직원들도 매우 예민하게 이사회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