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지난 10여 년간 세계의 명품시장은 중국인들에 의해 계속 성장해왔다. 명품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파리와 밀라노의 상점과 고급 백화점에서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루이뷔통이나 구찌 또는 에르메스와 같은 명품 메이커들의 제품을 다투어 구매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나 일본의 면세점에서까지 명품을 줄지어 사는 중국인들의 명품구입(소유)욕은 지난세기 유럽시장을 누볐던 미국인들과 일본인들을 모든 면에서 초월한다. ▶명품을 갖고 싶은 심리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명품소유를 통해서 자신의 신분상승을 느끼기도 하며 명품 자체를 평가하는 심미안과 이를 구입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만족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부자로 꼽히는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주커버그(페이스북), 베조스(아마존), 손정의(소프트뱅크) 같은 사람들의 명품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보면 명품시장의 주 고객은 부유층들만은 아닌 것 같다.▶그동안 중국인들의 왕성한 구매욕으로 승승장구하던 명품산업계에 붉은등이 켜졌다. 중국인들이 외국에서의 명품구입을 스스로 자제하기 시작하면서 명품메이커들의 주식가치가 지난 10월 이후 11%이상 하락해서 무려 1500억 달러가 증발해 버렸다. 중국인들이 명품 소유욕이 급감한 것으로 감지되면서 명품시장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작년에 무려 1200억 달러를 명품구입으로 지출했고 삼분의 일 정도를 외국에서 직접 구입하던 것을 스스로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고 세관에서도 입국 시에 미화 700달러 이상의 물품에는 철저히 관세를 부과하는 것 등이 해외에서의 명품구입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명품회사들은 그동안 중국내에서 60~80% 비싼 값으로 팔고 있었기 때문에 보따리 장사들까지 생겨나서 중국정부는 명품소비도 줄이고 관세수입도 늘리기 위한 정책을 택했다고 파리에 주재하는 보스턴 컨설팅의 올리비에 아브탄씨는 분석한다. 그러나 아브탄씨는 중저가 명품들은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하겠지만 고가 명품시장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며 초고가 명품시장이 중국인들에 의한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인들을 주고객으로 삼는 우리나라 면세점도 당분간 고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