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미픽味] 뼈째로 먹는 구월동 '정가붕어찜'
[픽미픽味] 뼈째로 먹는 구월동 '정가붕어찜'
  • 여승철
  • 승인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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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기고 볶고 지지고 끓이는 … '그 집'의 추천메뉴

 

●붕어찜
'정가붕어찜'의 대표음식인 붕어찜. 다른 곳과 다른 특징은 뼈째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통조림 생선처럼 붕어 가시들이 전부 으깨지면서 씹히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나 치아가 좋지 않은 어르신들도 가시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다. 붕어는 압력솥에 2시간 이상 푹 고아낸 뒤 손님 상에 나갈 수 있는 무쇠 냄비로 옮긴다. 삶아낸 시래기를 냄비 바닥에 두툼하고 넉넉하게 깔고 붕어를 올려 고추장, 간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과 생강, 청주, 후춧가루 등이 골고루 섞인 양념장과 깻잎, 대파 등과 함께 끓여낸다.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는 잡아주면서 들기름으로 고소한 맛을 더했다. 양념장이 많이 들어가 자극적일 것 같지만 의외로 짜거나 맵지 않고 담백하고 순한 맛을 낸다. 두툼한 붕어살과 들기름이 밴 시래기를 함께 먹으면 별미를 맛볼 수 있다.

 

●도리뱅뱅이

피라미나 빙어 등 작은 민물고기를 팬에 동그랗게 돌려 담아 살짝 익힌 다음 식용유에 바싹 튀겨낸 뒤 고추장, 간장, 다진 파, 마늘 등의 양념장을 두르고 약한 불에서 국물이 졸아들어 간이 스며들도록 바짝 끓인다. 청양고추를 고명으로 올려 매콤하면서 고소하고 바삭한 맛이 일품으로 단백질이 많고 칼슘을 비롯한 각종 무기질이 풍부하여 영양소 보충에도 도움이 되는 음식이다. 충청도 지방에서 시작된 향토음식으로 물고기를 뱅글뱅글 동그랗게 담아 조리한다고 해서 도리뱅뱅이란 이름이 붙었다.

 

●어죽

민물고기 잡어를 뼈째로 갈아 만든 얼큰한 국물의 어죽은 1인분은 뚝배기에 나오고 2인분 이상은 냄비에 나와 끓이면서 먹을 수 있다. 대부분 소면 먼저 건져 먹고 따로 나오는 밥을 말아 먹지만 냄비에 밥을 넣어 죽처럼 끓여 먹으면 어죽의 참맛을 맛볼 수 있다. 일반적인 죽의 식감이 아니라 국물이 걸쭉하지 않다. 오히려 감칠 맛으로 부드럽게 넘어간다. 간간이 혀에 잘게 느껴지는 생선 살과 얼큰한 국물이 어우러져 속이 편해지는 느낌으로 해장용으로도 그만이다. 요즘같은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어죽 한그릇이면 한끼 식사로 든든하다.

▲ '뼈째 먹는 붕어찜'은 압력솥에 붕어를 넣고 물과 불을 조절해서 2시간이상 푹 삶아내야 한다.
▲ '뼈째 먹는 붕어찜'은 압력솥에 붕어를 넣고 물과 불을 조절해서 2시간이상 푹 삶아내야 한다.

 

정진종 대표 "발라먹기 귀찮아 뼈만 녹여봤어요 … 내 입에 맞아야 손님상 올리죠"


"1995년에 고향인 강원도 춘천에서 어렸을 때부터 살던 집을 개조해서 음식점을 시작하려는데 워낙 외진 곳이라 다른 집과 달리 특색있는 음식을 해야 손님들이 오시겠더라고요. 그래서 찾아낸게 붕어찜이었어요."

인천시청 앞에 있는 붕어찜, 도리뱅뱅이, 어죽 전문점 '정가붕어찜'의 정진종 대표는 붕어찜으로 유명한 전국의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먹어보고 맛을 봤는데 붕어의 가시가 억세고 등쪽에도 잔가시가 많고 날카로워서 일일이 발라 먹기가 불편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뼈째 먹는 붕어찜' 개발에 나섰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죠. 6개월동안 붕어들과 씨름을 했어요. 뼈는 삭히면서 붕어 살이나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려고 이렇게도 고아보고 저렇게도 삶아보고해서 얻은 결론이 압력솥이었어요. 하지만 솥뚜껑을 덮고 삶다보니 붕어 모양을 볼 수 없잖아요. 통째로 익히는 붕어는 살이 두툼하기 때문에 속살까지 골고루 익히고 뼈를 무르게 해야하는데 물이 적으면 타게 되고 많으면 살이 물러지게 되니 물의 양과 불의 세기 조절을 잘 맞춰야 했지요."

그렇게 물과 불의 조화를 이뤄 붕어의 크기에 따라 2시간에서 2시간30분정도 삶아내야 민물고기 특유의 흙냄새같은 비린내도 잡을 수 있었다.

정 대표는 양구 파로호에서 직접 잡은 붕어만을 고집한다. 25년 가까이 거래하는 어부가 매일 잡은 붕어를 물과 함께 얼리는 '물냉동' 방식으로 보내준다.

"다른건 몰라도 재료만은 국내산을 쓰고 있어요. 요즘 가격 때문에 중국산을 쓰는 집이 더러 있는데 먹어보면 금방 알거든요. 제가 먹을 수 있고 제 입맛에 맞아야 손님상에 올릴 수 있는거지요."

정 대표가 춘천의 본점 운영을 사촌동생에게 맡기고 인천에 자리잡은건 2010년이다.

"15년간 유지하며 나름대로 제법 손님도 많고 잘되던 가게와 고향을 떠난다는게 쉽지않은 결정이었지만 뭔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자며 아내와 상의 끝에 내린 결론이었어요. 아내가 인천 석바위 출신이라는 점도 고려했고 인천에서 뼈째 먹는 제대로된 붕어찜을 선보이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요."

붕어찜, 도리뱅뱅이, 어죽 외에 강원도 영월 등지에서 공수하는 쏘가리·빠가사리·메기 등 민물고기 찜과 매운탕도 있다. 정대표는 자라와 소갈비를 함께 끓여내는 '자갈탕'도 쉽게 맛볼 수 없는 요리라며 추천한다.

홀에 4인석 테이블 19개가 있고 큰방에는 8석, 작은방에는 3석의 테이블이 있어서 크고작은 규모의 단체손님이나 회식, 모임도 가질 수 있고 건물 뒷편에 자체 주차장이 있다. 032-438-8111

/글·사진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 서양화가인 김정렬(왼쪽), 고창수(가운데), 이종구 작가들이 '정가붕어찜'에서 만났다.
▲ 서양화가인 김정렬(왼쪽), 고창수(가운데), 이종구 작가들이 '정가붕어찜'에서 만났다.

 

"예술가들은 자기 정체성이라든지 철학이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예술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좋은 사회로 나아가게 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하지요. 화가들은 그림을 통해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고 모든 편견이나 차별을 넘어 공동체가 민주적으로 발전하는 방식을 제공하지요."

서양화가인 이종구, 김정렬, 고창수 작가가 붕어찜, 도리뱅뱅이, 어죽으로 잘 알려진 인천시청 앞 '정가붕어찜'에서 만나 그림과 사회,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제물포고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있는 고창수 작가는 예술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며 예술가의 역할을 강조했다.

"예술가는 특권층이 아니지요. 예술이 오롯이 나만의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해요. 화가들은 그림으로 사회적 발언을 하고 같이 살아가는 세상과 사람들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영향을 끼치는 역할을 의무처럼 갖고 있어야한다고 생각해요."

김정렬 작가는 부평여고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내년 2월 중순쯤 인천문예회관에서 '인천인물열전' 전시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천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정치권 또는 지도층이라 불리는 권력을 위로부터 내려 받은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면에서 내년 전시는 유명하지는 않더라도 각자 자기분야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 40명과 제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 30명을 그리게 됐죠. 이제 대부분 완성됐어요. 그림과 함께 제가 알고 있는 그 사람들에 대한 어떤 느낌도 덧붙일 예정이예요. 한 명 그리는데 하루 3~4시간씩 5~6일 걸려야 완성하거든요. 어찌보면 무모한 작업 같지만 사람과 그림, 사연이 만나서 나온 작품이 요즘 너무 건조하고 자기들끼리 어울린다는 말을 듣는 미술에 대해 그래도 온기를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두 명의 미술 선생님들은 요즘 고등학교 미술 수업은 스케치북, 붓, 물감 등 모든 미술도구를 학교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편하게 공부하고 있지만 미술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은 미대에 진학하기가 너무 어렵고 경쟁이 치열해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대 미술학부에서 서양화 전공의 후학을 기르고 있는 이종구 작가는 지난달 가진 개인전 '광장-봄이 오다'에서 전시한 백두산을 배경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잡고 있는 작품이 화제가 됐다.

"지난해부터 '세월호에서 광화문 광장까지'를 주제로 작업을 해왔는데 4월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 악수하는 장면을 보고 감동을 받아 상상속의 공간에서 분단을 넘어 남북한의 두 정상이 손 맞잡고 백두에서 한라까지 갔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표현한 작품이예요. 그림 위쪽은 백수산 천지고 아래쪽은 한라산 유채꽃을 배경으로 5월초부터 앞모습, 뒷모습 등 3점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9월20일 두분이 정말 백두산 천지에 올라 현실이 된거죠. 그런데 전시를 9월28일부터 시작했더니 사진을 보고 그린거라며 오해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150호 크기의 작품 3점인데 1점 그리는데 한 달 이상 걸리는데 말이죠."

세 명의 화가들은 미술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써 미술대 입시제도와 미대 졸업과 동시에 붓을 꺾어야 하는 후배 작가들의 현실, 인천에 예술대학 설립이나 유치의 어려움 등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 그래도 예술가들이 창작을 통해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고 세상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은 말없이 눈빛으로 공감하고 있었다.

"근데 뼈는 녹이면서 살은 흐트러지지 않는 붕어찜이나 팬에 빙 둘러 놓여있는 도리뱅뱅이 빙어들의 자태나 어탕국수에서 어죽으로 변신하는게 모두 예술인 것 같아요."

/글·사진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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