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감독 원성에도 '강인덕 대표 버티기'에 묘수 찾기 분주

삭감 고민했지만 2019시즌 차질과 함께 여론 악화 따른 역풍 우려
시의회, 5일 구단 지원금 70억 포함된 문화체육관광국 예산안 심사





1부리그 잔류에도 서포터즈와 대표이사의 갈등 및 구단 내부를 향한 감독의 쓴소리 등으로 우환이 깊은 인천유나이티드(인천일보 12월2일자 17면)가 이번엔 전전긍긍하는 마음으로 인천시의회를 바라보고 있다.

7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 심사가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인천시의회는 5일 제251회 정례회 제4차 문화복지위원회를 열어 인천시가 제출한 2019년도 문화관광체육국 소관 세입·세출 예산안을 다룰 예정이다. 여기에는 인천유나이티드 지원금 70억원이 포함되어 있다.

이날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인천유나이티드의 내년 살림살이 윤곽이 드러난다.

그런데 문제는 유정복 전 시장이 임명한 인물인 현 강인덕 대표이사가 순순히 물러날 의사가 없다는 데 있다.

그는 이미 지난달 7일 일부 주주들이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축구를 잘 모르는 인물'이라는 이유로 반발하자 애초 이사회 합의와 달리 안건(신임이사 선임의 건)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그대로 폐회를 선언, 주총을 무산시켰다.

이에 박남춘 구단주의 뜻에 따라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됐던 전달수 인천전국시도민연합회 회장은 망신을 당했고, 당황한 박 구단주는 사과까지 해야했다.

이어 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서포터즈를 "정치권의 조종을 받는다"고 비난하면서, 다시 이사회 및 주주총회 일정을 잡으려는 인천시의 요청에 "나는 인천시 꼭두각시가 아니다"라고 반발하며 순순히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인천시와 인천시의회는 고민이 깊다. 버티는 강인덕 대표를 당장 물러나게 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이들로선 예산을 '무기'로 사용하고픈 유혹을 받는다.

그냥 예산을 주기엔 강 대표가 너무 괘씸하다. 그래서 실제, 이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산을 삭감하면 당장 선수단 운영이 어려워져 내년 시즌 준비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다.

구단 직원들과 서포터즈 역시 이런 상황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서포터즈는 "순수한 인천 팬들을 (정치권 조종을 받는다고)맹비난하고, 모함하며 조롱한 강 대표는 이 사실 자체 하나만으로도 더는 수장의 자격이 없음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다. 더이상 구단과 팬을 욕보이지 말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 만약 강 대표가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 예산 지원에 문제가 생기거나 할 경우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는 입장이다.

구단 직원들도 "강 대표 때문에 예산이 삭감되면 그 피해는 선수와 구단이 본다. 이 경우 내년 시즌 준비에 막대한 차질이 생긴다. 우리도 정말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때문에 결론 내리기가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예산이 쉽게 삭감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인천시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그 근거는 안방경기 때마다 운동장을 찾아 응원했던 박남춘 구단주가 1일 잔류 확정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내년에는 이번 시즌처럼 마음졸이지 말고 상위스플릿으로 갑시다"라며 사실상 전폭적 지원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런 상황에서 예산을 삭감해 여론이 악화하면 결국 강 대표가 이를 빌미로 인천시에 역공을 취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우리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묘수를 찾고 있다. 어떻게 결론이 내려질 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