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잔류 확정 후 가진 인터뷰 내용에 팬들 해석 분분
"감독 준비된 발언 정치적 배경 가능성 높다" 의견 속
대표 교체에 영향줄지 촉각 … 진상조사 필요 목소리

안데르센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이 1일 전남전 승리 후 쏟아낸 내부 소통에 대한 불만과 우려(인천일보 3일자 17면)가 구단 안팎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가 왜 이런 발언을 했고, 외국인으로서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누구와 상의했는 지 등을 두고 팬들은 물론 구단 내부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결국 결론은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로 모아진다.

이처럼 안데르센 감독의 발언이 화제와 관심을 끌면서 이 문제는 차기 대표이사의 주요 해결과제가 될 전망이다.


▲미래 권력과 교감 있었나

안데르센 감독은 이날 경기 뒤 인터뷰를 앞두고 기자들 앞에서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당시 "살아남을 수 있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슬프다. 왜 매년 강등권에서 싸우는 게 반복되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7개월 동안 있으면서 느낀 건 구성원들이 서로 좀 더 존중하고, 같은 목표를 위해 싸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우리 스카우트 팀이 선수 계약을 할 때 코칭 스태프와 감독이 모르는 상황이 다시는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구단과 팬들을 황당하게 만들만큼 파격적이다.

감독의 말을 곧이곧대로 이해하자면 '선수들을 뽑는데 감독이 몰랐다'는 말이다. 누구라도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다.

그런데 감독은 인천구단이 그런 일을 벌였다고 수많은 기자들 앞에서 폭로했다.

그러나 그는 이 발언 이후 그 배경이나 사례 등 기자들의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더 이상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의도가 있는, 준비된 발언이라는 인상을 준다.

외국인인 그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려면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정리를 해야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예민한 발언을 할 수 있도록 누가 도와줬을까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내용 역시 구단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축구계에서는 "그가 인천유나이티드 미래 권력 중 누군가와 교감하면서 긴밀히 의논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구단 내부 인물 겨냥했을까

발언 내용 역시 수위가 꽤 높다. 그의 발언은 구단 대표이사는 물론이고 최소한 스카우트 담당 프론트 등에 대한 공개적인 '경고'이자 '호통'이다.

내년까지 지휘봉을 잡아야하는 그가 대표 및 프론트와의 마찰을 감수하고라도 이 발언을 굳이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실제, 그가 발언한 내용을 보도와 보고를 통해 접한 강인덕 대표는 크게 화를 냈다.

하지만 안데르센 감독은 이날 발언 이후 어떠한 추가 입장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3일 '2018 KEB하나은행 K리그 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그는 구단으로부터 휴가를 받아 4일 출국한다.

발언의 진위와 배경에 대한 궁금증만 키워놓고 한국을 떠나는 것이다.

구단 내부는 더 복잡해졌다. 실제 안데르센 감독도 모르는 스카우트 사례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케이스를 두고 한 말인지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렇지만 결국 결론은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로 모아지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솔직히 당장 그의 발언을 검증하기는 어렵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우리 내부에 그대로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지금 해결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렇지만 대표이사가 바뀌면 진상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는 것이 내부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