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사고 낸 장애인콜택시 "실적 압박에 못 쉬어"
음주 사고 낸 장애인콜택시 "실적 압박에 못 쉬어"
  • 박범준
  • 승인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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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교통사고를 낸 인천 장애인콜택시 운전자(인천일보 11월30일자 1면)가 '실적 압박'에 무리하게 운전대를 잡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인천교통공사가 장애인 손님의 콜택시 대기 시간을 줄이고자 2달 전 도입한 실적 포상금제가 되레 음주와 과속 운전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사 노조 관계자는 2일 뇌병변 2급 장애인을 태운 채 음주 사고를 낸 A씨와 관련해 "전날 과음으로 반차나 휴가를 냈어야 했는데 실적 압박에 출근을 했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3면

실적 포상금제는 고객 만족도 향상과 운전자 보상 차원에서 올해 10월 공사가 도입한 제도다. 매달 운전자의 업무 실적(운송 수입)을 평가한 뒤 상위 65%에게 포상금(최대 15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하위 35%는 포상금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노조는 "하루를 쉬게 되면 다른 운전자와의 실적 차가 크게 벌어져 한 달 내내 회복이 안 되는 구조"라며 "현 포상금제가 오히려 운전자들의 지나친 경쟁심을 부추기고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장애인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실적 포상금제 도입 후 과속을 경험했다는 장애인도 있다.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장애인콜택시 서비스를 모니터링해보니 과속을 경험했다는 사례가 있었다"며 "장애인콜택시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많이 타기 때문에 차량의 흔들림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전자의 경우 포상금을 받기 위해 몸살이 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억지로 출근할 수 있다. 이번 음주 교통사고도 그런 사례로 의심된다"며 "문제는 콜택시 손님 대다수가 중증 장애인이라서 경미한 사고에도 크게 다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콜택시 대기 시간이 길다는 민원이 많다. 이에 대기 시간을 줄여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열심히 일하는 운전자에게 보상을 해주려고 포상금제를 도입한 것"이라며 "올해 12월까지 시범운영을 해보고 발견된 문제점은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남춘 시장은 인천일보 보도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중호 인천교통공사 사장에게 시민들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철저히 조사한 뒤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도 당부했다"고 말했다.

/박범준·김예린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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