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인천 연수구을 )

 

지난 14일 싱가포르서 열린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내년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대한민국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제1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관계 수립 20주년 기념으로 2009년 제주도에서, 제2차 회의는 25주년 기념으로 2014년 부산에서 개최된 바 있고, 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다.

아세안 정회원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브루나이 등 10개국이다. 아세안은 1960년대 베트남전쟁이 심화되고, 싱가포르가 독립하는 등 동남아 정세가요동칠 때 평화와 공존이 절실했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 5개국이 1967년 결성했다. 이제 아세안은 동남아 전체를 아우르는 대표기구로 자리를 잡았고, 2017년 기준 10개 회원국의 인구합계는 6억 5000만명에 이른다. 특히 작년 한 해 동안 우리와 아세안과의 교역액은 25%, 수출액은 28% 증가하며 중국 다음으로 큰 제2의 시장으로 급부상 했다. 베트남의 경우 교역액은 42%, 수출액은 46% 증가하며 중국과 미국에 이은 제3의 수출시장이다. 우리나라의 인프라 개발사업 수주 규모도 2018년 10월 기준 아세안이 전체 수주액의 40.9%인 98억 9000만달러를 기록해 전체의 35.5%인 85억 7000만달러를 수주한 중동을 넘어서 최대 수주처로 부상했다.

그런 만큼 인천은 아세안과의 외교·경제적 교류를 확대할 절호의 기회로 내년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유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리고 올해 8월 국내에서 첫 번째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된 송도국제도시가 특별정상회의 개최의 최적지라고 확신한다. 필자는 지난 5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송도국제도시가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8월14일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송도켄벤시아 일원이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되었다. 그동안 부산·광주·고양 등 6개 도시가 국제회의 복합지구 지정을 추진해 온 가운데 인천이 가장 먼저 문체부의 승인을 받은 것이다. 송도국제도시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대한민국 국제비지니스의 중심도시인 만큼 지역 내 집적시설 및 마이스시설과의 협업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도 유도할 수 있어 입지적 장점이 매우 뛰어나다.

또한 지난 7월 2단계 확장을 마친 송도켄벤시아는 2000명 이상의 참석자를 수용할 대규모 국제회의장, 900부스 이상 설치가 가능한 대형 전시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각 국 정상 등 해외 귀빈들이 머물 수 있는 특급호텔도 영종지구까지 포함해 10여개에 이른다. 그리고 최근 문을 연 국내 최고 수준의 콘서트홀인 아트센터 인천에서 각국 정상들과의 문화 교류도 가능하다. 거기에 간척지 특성상 외부와 연결되는 몇 개의 교량들만 통제하면 경호와 보안에도 최상의 조건을 갖출 수 있다. 지난 6월에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지로 송도국제도시가 거론된 이유이기도 하다.

아세안 주요 정상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마트시티인 송도국제도시에 모여 한국과 아세안의 미래를 논한다면 세계가 주목할 것이고, 송도국제도시는 명실상부한 국제회의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또한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개최된다면 인천과 동남아 각국은 경제ㆍ외교 뿐 아니라 문화와 인적 교류도 더해 마음과 마음이 진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협력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인천에는 약 1만8000명의 아세안이 함께 살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2017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에 따르면 2017년 인천지역의 외국인주민은 10만4441명인데, 이 중 약 17%인 1만7849명이 베트남,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아세안 국가 출신이다. 특히 아세안 출신 근로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들은 인천의 지역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각 국의 정상들이 인천을 찾는다면 그들의 자부심과 우리나라에 대한 좋은 인식을 더욱 높여 지역경제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인적 교류로 이어지게 된다.

내년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송도국제도시 유치는 인천이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마이스산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천이 자랑하는 양질의 중소기업들이 동남아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아울러 인천과 송도국제도시라는 브랜드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만큼 인천시는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