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천 경기 중서부권부국장

 

제일 빠르고 안전한 대중교통 수단은 뭐니뭐니 해도 육상에선 KTX열차다. KTX역 인근 지역은 교통 요충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자체마다 KTX역과 근접하기 위한 도로망과 셔틀버스 등 대중교통을 확보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인구 90만을 육박하는 부천시는 더욱 절실했다. 그런데 부천시가 KTX광명역 이용을 위해 연결한 셔틀버스가 운행 1년도 지나지 않아 중단됐다. 폐선 운명은 이미 인접 서부권 인천지역 3개 셔틀버스도 같은 처지로 막을 내린 때였다. 직접 원인은 이용객이 적고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 증가라고 하지만, 포괄적으로는 근시안적 행정이 보여 준 '예견된 실패작'으로 분석됐다. 취지는 좋았지만 부천시민에겐 오히려 불편만 가중된 꼴이다.

경인선 송내역 환승센터와 KTX광명역을 오가는 8808번 셔틀버스 운행이 중단된 때는 지난 5일. 지난해 12월 22일 운행을 시작한 지 11개월 만에 폐선된 것이다. 한 달이 가깝지만 폐선 사실을 모르고 송내역을 찾았다가 발길을 되돌리는 시민들이 요즘도 적지 않다. 부천시는 운행 5개월 전부터 요란하게 홍보했다. 그만큼 시민들에겐 기대도 컸다. 모두 5대가 30분 간격으로 송내역 남부~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시흥영업소~KTX광명역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 요금은 2600원, 손익분기점은 1000명 가량으로 잡았다. 하지만 올해 2~10월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500~550명에 불과했다. 수요 예측을 잘못한 교통행정은 부천시·광명시·코레일 합작이지만, 부천시가 주역일 수밖에 없다.

KTX광명역 이용객이 2015년 하루 평균 약 2만명에서 최근 2만4000명으로 늘어나자, 셔틀버스 이용도 늘어날 것이라는 단순한 수요 논리가 큰 오산이었다. 지난 3월 업무협약에서 부천시는 셔틀버스 사업자 선정과 인허가 업무를, 광명시는 승하차 장소 및 주차장 설비에 대한 행정지원을, 코레일은 셔틀버스 이용 확대를 위한 홍보와 KTX 연계 지원 등을 각각 담당하기로 했다. 폐선 운명을 맞은 원인 중에는 환승적용이 안 되었고, 또 배차 간격도 부천시와 업체 간 이견이 발생한 점을 들 수 있다. 여기에 "셔틀버스로 광명역을 가는 것보다 1호선 전철로 서울역이나 용산역 이용을 선호하는 이용객이 많다"는 부천시 관계자의 솔직한 변은 향후 재발을 막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