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 너머 무형자산까지 무궁무진 … 중고거래·카셰어링은 일상·서로의 재능 나누기도
인천 동구에 거주하는 이진아(39)씨는 4년 전부터 전기기타 중고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원래 취미로 기타를 연주하던 그는 우연히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활동하던 그에게 다른 이용자들이 교환하거나 위탁 판매를 의뢰하는 경우가 생겼기 때문이다. 현재 온라인 위주로 운영되는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하루 평균 거래량은 열댓건이다. 거래비용으로는 건당 몇천만원씩 오고가고 있다.

그는 "비싸면 한 대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만큼 악기를 새로 사기가 쉽지 않다. 새로운 악기를 원하는 연주자들이 우리 플랫폼을 주로 이용하는 것"이라며 "중구에 오프라인 매장을 연지 2년만에 다음달에 경기도 고양시로 매장을 옮긴다. 최근에 자신의 악기를 판매하거나 중고악기를 찾는 이들이 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역 내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활동부터 재능나눔까지 지역 내 공유경제 활동 저변이 점차 넓어지는 모습이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를 비롯해 동구, 중구, 계양구, 부평구 등 각 기초자치단체에서 정기적으로 나눔장터를 개최하고 있다. 나눔장터는 지역 내 주민들이 참가해 필요하지 않은 물품을 내놓아 사고파는 행사를 뜻한다. 동구의 경우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매달 동인천역 북광장 인근에서 돗자리를 깔고 물품을 내놓는 장터를 열어, 많게는 6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중고물품을 나누는 활동은 대표적인 공유경제의 모습이다. 공유경제 자체가 한 개인이 사용하지 않는 자원을 타인과 교환하고 나누는 활동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공유경제 사업 가운데 가장 활발한 사례는 카셰어링이다. 지난해 ㈜쏘카, ㈜그린카 등 전국 단위로 활동하는 서비스업체들이 참여하면서, 지역 내 326개소 대여지점과 950대차량이 운용되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하루 평균 시민들이 이용한 건수만 1237건에 달한다.

지역 내 공유경제 활동은 모바일·인터넷 플랫폼의 활성화를 통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 물품을 공유하는 활동을 넘어 무형자산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평구에 사는 한지희(29)씨는 모바일 재능공유 플랫폼을 통해 만난 이용자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비용은 공짜다. 대신 그는 사진을 편집하는 포토샵 프로그램 사용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한씨는 "개인맞춤형 수업을 진행하는 별도 비용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 최고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청년공간 유유기지에서도 공유경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각자 자신만의 능력을 가진 청년들이 돌아가며 다른 이들을 가르치는 '릴레이 강연'이다. 올 4월 시작된 이후 17명 강사들이 직접 나서 각자 재능을 나눴다. 바른자세를 만드는 필라테스부터 연기 수업, 플라워박스 만들기 등 가지각색 수업이 진행됐다.

이에 대해 김용구 홍익경제연구소 센터장은 "공유하는 행위를 통해 기존 자원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공유경제는 4차 산업혁명의 경제 기반 모델로 거론되고 있다"며 "가까이는 중고장터부터 지역 내 참여도를 높여 지역 활성화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