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은희 기자
사진=김은희 기자

 

"우리는 이야기 전달에 적합하게 진화했습니다. 4차산업혁명을 앞둔 현재에도 많은 사람들은 기술보다는 이야기를 쫓는 모습입니다."

지난 23일 인천서비스디자인센터 워크숍실에서 열린 '스토리텔링의 힘, 방송프로그램 기획을 통해 브랜드 창조 엿보기' 강연에서 이헌희 피디는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단군신화와 북극칠성 동화 등 널리 알려진 이야기를 예로 들어가며, 대중들의 공감을 사는 방법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눴다.

이 피디는 "시민들 가운데 단군신화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이야기는 토템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한 국가 지배층이 자신들의 소식을 알리기 위해 꾸며낸 것"이라며 "글과 기록이 없는 시절에 이야기는 역사를 알리고 전승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었다. 지금도 인간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흥미를 끌기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이야기는 정보 전달 면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예로 2등성별 7개가 인근에 모여있다고 설명하기보다, 효자 7명이 어머니를 위해 개울에 다리를 놔 별이 됐다고 하면 사람들은 더 쉽게 북두칠성을 기억하게 된다"며 "우리는 지식마저도 이야기의 서사구조를 바탕으로 기억해내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트렌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대에 맞춰 대중들이 가진 감정을 끌어낼 때만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내년도 주요 트렌드로 홀로와 탈 꼰대문화를 꼽고 싶다. 의식주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개인주의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예능프로그램을 예로 들면, 나 혼자 산다와 미운 우리새끼가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후자의 경우, 홀로 살아가는 자식의 모습과 이를 지켜보는 부모세대의 모습을 동시에 다루면서 전 연령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강연은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에서 진행하는 쾌속조형시제품제작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지난달 열린 김관호 인천대학교 교수의 '빅데이터로 열리는 인공지능과 디자인지능의 개념'에 이어, 전문가를 초청한 두 번째 강연이다. 이번에 강단에 선 이헌희 피디는 KBS2에 방영 중인 아침마당을 연출하고 있으며, 지난 2009년에는 TV동화 행복한 세상 추석특집 나홀로 학교 편을 연출해 한국독립PD 교양 부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