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층주거지 정비·정부 뉴딜정책 참여
서북부 개발·부채 감축 노력도
▲ 박인서 인천도시공사 사장. /사진제공=인천도시공사

인천도시공사가 출범하고 지금까지 15년의 시간은 인천 확장기와 맞닿아있다. 2003년 도시공사가 처음 출범할 때, 인천경제자유구청도 함께 문을 열고 신도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송도·청라·영종 국제도시는 아예 없었고, 인천국제공항이 막 문을 열었던 때다. 지금의 인천은 인구 300만에 국내 최대 경제자유구역을 보유한 곳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외형적 발전 뒤편으로 원도심의 쇠락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도 함께 도사리고 있다.

박인서(60) 도시공사 사장이 바라보는 미래는 거기에 있었다. 박 사장은 지난달 인천시의회 인사간담회에서도 '상생특별시 인천'을 강조하며 신도심과 원도심의 조화를 경영목표로 내세웠다. "도시공사는 그동안 인천에서 도시개발사업을 중심에 두고 인구를 끌어오는 큰 역할을 해 왔지요. 그러다보니 한쪽에선 구도심은 삶의 질이 많이 떨어졌어요. 앞으로 도시재생으로 풀어가야 합니다. 그게 미래 업무영역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앞으로 3년간 도시공사를 이끌어 갈 박 사장의 생각과 앞으로의 공사 운영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인천으로 돌아온 '인천사람'

박 사장은 인천에서 나고 자란 인천사람이다. 1977년 광성고를 졸업하고 1985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입사해 최근까지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인하대·인천대 대학원도 나왔다. LH 인천지역본부장도 역임한 터라, 행정기관이나 언론에는 두루 이름을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사장으로 취임하니 인천사람으로서 감회가 새롭네요. 2014년 인천지역본부장으로 근무할 때 검단신도시나 영종하늘도시 개발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며 도시공사와 나름 업무를 공유해 왔습니다."

박 사장이 LH에서 근무한 기간은 강산이 세 번도 넘게 변했을 법한 33년8개월. 지역만 다를 뿐 LH나 도시공사나 업무영역은 사실상 같다. 더구나 최근까지 인천지역본부장을 역임했으니 LH와 협력관계를 만들기에는 최적이라 할 수 있다.

"업무의 시작과 끝을 인천에서 했지요. 고향 인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도시공사는 LH와 목표가 같으니 동반자적 관계로 함께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나서서 LH와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 유기적으로 협력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핵심은 도시재생

박 사장은 도시재생에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인구 300만명'이라는 금자탑 뒤에는 원도심 쇠퇴와 발전 불균형이 사회적으로 부각되는 중이기 때문이다. 빈집과 노후주택의 증가, 생활환경 악화는 이제 두고 볼 수 없는 문제로 치닫고 있다.

"도시공사에게 주어진 역할과 임무가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투트랙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까 생각 중이예요. 단기적으로는 저층주거지역 소규모 정비사업에 참여하고,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문화적 도시재생이나 혁신거점사업으로 대변되는 인천형 도시재생 사업을 발굴할 예정입니다."

현재 도시공사 산하에 있는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지금보다 더 크고 강력한 체계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재생에서 가장 필요한 건 전문가·코디네이터·활동가와 같은 현장중심 인력 양성과 각 주체 간 협력체계 구축이다.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역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센터는 도시재생의 포털 수준으로 기능을 강화시킬 예정입니다. 앞으로 여기에서 양성된 인력들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나 인천형 도시재생사업을 계획하고, 맡아서 추진하는 밑거름이 될 겁니다."

▲서북부 개발과 부채감축도 주력

도시공사는 여러 건의 인천 서북부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검단신도시가 대표적이고, 최근에는 정부 수도권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검암역세권 개발사업이 확정 발표됐다. 서북부 지역은 인천 남쪽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로·철도·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하고 개발도 덜 된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발 잠재력이 있는 지역으로 크게 부상하는 중이다.

"도시공사가 추진하는 서북부 개발사업이 마중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인천시가 이미 인천 북부지역 종합발전구상 및 지구지정 타당성 검토용역을 실시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용역 결과에 따라 도시공사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오랜 시간 도시공사를 괴롭혀 온 부채 문제도 중점 관리대상 중 하나다. 도시공사는 오는 2022년까지 총 2조9000억원의 부채를 줄일 예정이다. 부채 대부분이 개발사업에 물려있는 상황이라, 사업을 마무리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차근차근 개선한다면 감축 여지도 충분히 있는 편이다.

"사업 특성상 초기에 천문학적인 보상비용과 공사비용이 소요되다보니 부채가 많아 보이는데요. 지금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현안을 점검해 보니 감축 역량이 충분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비용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한 공정관리에 중심을 두고, 부지를 조기에 공급하는 등 사업을 잘 관리하면 사업성 개선과 부채감축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한꺼번에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굵직한 흔적 남긴 도시공사 … "시민행복 실현 힘쓰겠다"

도시공사는 2003년 출범 이래 굵직한 족적들을 인천에 남겼다. 검단신도시·영종하늘도시와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 도화구역·숭의운동장 개발사업, 현재 추진 중인 미단시티 등 단지·택지개발사업과 십정2구역·송림초교주변 주거환경개선사업, 영종A27블록·검단AB14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 등이 그렇다. 굵직한 사람들은 300만 인천을 탄생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제 인천시민 행복실현에 힘쓰겠습니다. 부채공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고 지역사회에 이익을 환원하는 선순환 구소를 만드는 데 역할을 다하려고 합니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을 벌이거나, 노후산업단지를 개량하는 방안, 부동산 리츠를 통해 공사가 걷어들이는 이익을 시민들께 돌려드리는 방안도 고민 중입니다. 도시공사가 시민께 보답드릴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고민하겠습니다."

/대담=김칭우 정치경제부장·정리=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상생특별시 주요사업 21개 추진 중 … 최대 핵심은 '검단신도시'

인천도시공사는 '상생특별시 인천'을 경영목표로 자체사업 12건, 특수목적법인(SPC) 출자사업 9건 등 총 21개의 주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사업 규모는 16조1445억원, 출자사업은 6조9594억원이다.

검단신도시 사업은 현재 도시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최대 사업이자 핵심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오는 2023년까지 서구 원당·당하·마전·불로동 일대 1118만1000㎡에 계획인구 18만3720인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10조9614억원이며, LH와 반씩 나눠 추진 중에 있다. 최근 공동주택용지 공급 과정에서 경쟁률 207대 1을 기록해 화재를 부르기도 했다.

영종하늘도시·미단시티·도화구역 사업은 과거부터 도시공사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던 주요 개발사업들이다. 영종하늘도시·도화구역 사업은 점차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고 있고, 미단시티 사업은 투자유치와 도시계획 변경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검암역세권(검암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은 최근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정책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사업이다. 검암역 일대 79만3000㎡에 1만6460명이 거주할 미니 신도시를 만들 예정이다. 사업비는 총 8447억원이며, 전체 주택의 절반 이상이 공공임대·공공분양 등 공공주택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 밖에도 십정2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 송림초교 주변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 검단 AB14BL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 등이 도시공사의 주요 사업으로 추진되는 중이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