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또 청소년 범죄가 발생해 유감이다. 중학생 폭행 추락사를 계기로 학교폭력예방 특별 대책이 나왔다. 장기 무단결석 학생뿐만 아니라 일정기간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들도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인천시교육청의 방침이다. 뒤늦게 내놓은 해법의 핵심은 학생관리 규정의 개정이었다. 사후약방문이다.
학교 밖 청소년 폭력 사건들이 학생 관리규정이 미비해서 일어나고 있었다면 천만 다행이다. 하지만 규정을 바꾼다고 총체적 사회 문제로 등장한 청소년 폭력과 비행이 사라질리 없다. 그동안 청소년 비행은 학교를 중심으로 또래집단, 친구관계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이번 추락사를 보면 가정의 환경적 요인도 중요하다. 또래집단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목숨을 잃은 중학생 A(14)군은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다문화 한부모가정이었다. A군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적절한 보살핌과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학교생활의 부적응, 가출 등 정서적 문제도 안고 있었다. 그런가하면 부유가정 자녀들의 일탈도 종종 사회의 지탄 대상이 돼 왔다.

결국 부모의 양육태도와 가정의 기능이 청소년 비행에 크게 작용한다. 부모와의 소통과 정서적 친밀성, 감정적 유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10대 중반의 청소년들은 발달단계의 특성상 공격성향이 나타나는 시기다. 그래서 '중3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고 하지 않는가. 부모의 적절한 참여와 감독에서 멀어지고 방치된 청소년들이 폭력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정부가 청소년 비행, 학교폭력에 대한 다양한 해법과 장치를 가동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교육환경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 어린 학생에 대한 교육적 가치와 사법적 정의도 충돌하는 분위기다. 하루빨리 폭력성을 나타내는 개인의 공격성 인격 장애에 대처하고 가정과 학교, 사회 환경의 타락을 예방해야 하겠다.
사회에서 보면 교실과 학교가 청소년 교육의 현장이지만 학교에서 보면 가정과 사회는 청소년 학습의 현장인 셈이다. 결손가정 방문에도 나서야 한다. 교복, 두발 등 학교생활의 자율성이 확대된 만큼 축소된 통제 기능에 있어서도 심도 있는 사회적 합의와 조정이 필요한 한국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