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필, 24·25일 '마시모 자네티 & 발렌티나 리시차' 연주회
혼신의 역작 교향곡 1번 해석 기대 … 피아노 협주곡 2번 협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24일 오후 5시 안성맞춤아트홀 대공연장, 25일 오후 3시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에서 '마시모 자네티 & 발렌티나 리시차'라는 타이틀로 정기연주회를 연다.

지난 공연에서 브람스 교향곡 2번을 연주하며 "자네티의 음악이 벌써 경기필에 녹아들었다"고 극찬을 받은 마시모 자네티가 이번에는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선택했다.

브람스 교향곡 1번은 약 20여 년 동안 오랜 산고를 겪은 작품이다.

그는 베토벤의 9개 교향곡을 뛰어넘는 작품을 쓰고자 했지만 그의 나이 마흔을 넘겨 첫 교향곡을 발표했다. 브람스는 1855년 교향곡을 쓰기로 마음먹었지만 그로부터 7년이 지난 1862년 첫 악장의 초고를 완성했으며, 다시 14년이 지난 1876년 9월 드디어 전 악장을 완성했다.

또 초연 후에도 중간 악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추가 수정을 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혼신을 담은 노작은 당대 평단과 관객에게 호평을 받았고, 명지휘자 한스 폰 뷜로는 베토벤의 아홉 개의 교향곡을 계승하는 '열 번째 교향곡'이 드디어 나타났다며 극찬했다.

세련된 절제미와 놀라운 음악적 균형을 구사하는 마시모 자네티가 어떤 해석을 들려줄지 기대를 모은다.

또한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가 내한해,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그녀는 물 흐르듯 유연한 타건, 화려한 기교, 강력한 파워로 '건반 위의 검투사'로 불린다. 발렌티나 리시차는 한국을 여러 번 내한하며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였지만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람스는 작곡뿐 아니라 피아니스트로서도 재능이 탁월했지만 완벽주의자인 성격 탓에 단 2곡의 협주곡만을 남겼다. 두 곡의 시간차도 상당하다. 1858년 완성한 1번 협주곡이 젊은 브람스의 대범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을 그렸다면, 그로부터 약 20여년 후 발표한 2번 협주곡은 노대가의 여유롭고 관조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발렌티나 리시차는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통해 섬세한 터치와 깊은 음악적 해석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동안 비르투오소적인 기교와 넘치는 파워로 전 세계를 매료시켰던 발렌티나 리시차의 새로운 피아니즘을 발견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또한 발렌티나 리시차는 평균 3시간이 넘는 공연으로도 유명하다. 공연이 아닌 리허설 때에도 피아노 줄이
끊어질 만큼 열정적인 연주로 관객을 압도한다.

3세 때 피아노를 시작해 1년 후 첫 독주회를 가질 만큼 재능을 타고난 발렌티나 리시차는 유튜브를 통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녀가 연주한 쇼팽 에튀드는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조회된 클래식음악으로 선정되었고, 아마존 클래식 분야 최다 수량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로린 마젤, 파보 예르비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데카클래식에서 음반을 전속 발매하고 있다.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