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복실 민족통일인천시협의회 미추홀구협의회장


지난 70년간 한반도 평화통일로 가는 여정에는 숱한 우여곡절이 뒤따랐다. 그동안 많은 정부가 바뀌었고 대통령도 여러 명 임기를 수행했는데, 우리 민족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왔다.

이제 바야흐로 그 노력의 결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형국이다. 평화통일로 가는 숙원인 대화의 물꼬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트이기 시작하더니, 많은 인사가 물밑 조율에 나서고 일정을 잡았다.

드디어 올해 4월에는 판문점 평화의 집, 5월에는 판문점 통일각, 9월에는 평양에서 잇따라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한민족은 물론 전 세계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과연 평화통일을 위해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무엇을 준비해 나가야 할까.

첫째, 언어의 이해력을 돕는 일이다.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도 정작 의미는 다른 말을 내뱉는, 분단으로 인한 안타까운 현실을 감안하면 향후 평화통일을 이룬 뒤 남북한 주민 간 원활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둘째, 남과 북의 다른 풍습을 서로 이해하며 보완하면서 역사와 전통의 일체감을 공감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문화적 이질감을 적극 해소하는 과정에 대한 정책적 지원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셋째, 경제적 안정을 돕는 일도 숙제이다. 남이 북의 경제를 도와 한민족은 결코 남남이 아닌 한 핏줄이요, 형제자매요, 가족임을 확고하게 믿을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주민 삶에서 의식주는 물론 생활이 윤택하고 균등해야 통일 이후 국민적 소통 역시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넷째, 교육정책의 전면 손질을 통해 융화의 교육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남과 북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하나의 언어와 역사로 배움을 이어가야 통일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꿈꾸게 할 수 있다.

다섯째, 민간단체가 활발히 움직여 어른과 어린이들에게도 평화통일의 소중한 가치와 정신을 심어주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평화통일의 가치가 자손만대 후세까지 면면히 전해질 수 있도록 남과 북이 손잡고 역량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현상적인 모습만 본다면 우리는 통일의 문으로 너무 쉽게 걸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통일의 여정은 결코 녹록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욱 긴장의 끈을 단단히 거머쥐고 각고의 노력과 함께 힘조절을 해야 한다.

혹자들은 말한다. 대한민국 국민도 먹고살기 힘든 마당에 통일이 된다면 서민들은 더 힘겨워질 것이라고 말이다. 반면 희망적으로 보는 이도 많다. 통일이 되면 북의 풍부한 자원과 남의 뛰어난 기술이 하나가 되어 지구촌을 향해 시너지를 낼 수 있기에 얼마든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보다 나은 국가경제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필자는 후자 쪽 견해에 찬성한다.

70년 세월 찢기었던 지도의 휘장을 이제는 남북이 하나로 손잡고 원래대로 이어놓아야 할 때이다. 70년간 묵은 숙제를 이제는 마무리해야 할 때이다. 결코 말로만 남는 평화통일의 발걸음으로 멈춰서서는 안 된다. 남북 평화통일이 어서 와서 실향민들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널리 널리 퍼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서복실 민족통일인천시협의회 미추홀구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