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탑'이 점등했다. 내년 1월 말까지 74억7000만원 모금 목표에 도전한다. 연말연시 불우이웃에 대한 온정이 모이고, 나눔의 도시 인천을 위한 시민 참여를 기대한다.

올해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출범한지 20년을 맞았다. 국민소득이 오르고 전체적인 삶의 수준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 어려움은 여전하다. 소득 불균형과 경제 양극화 등으로 빈곤의 그늘에서 허덕이는 이웃들이 많다. 그러나 경제 불안에 따라 온정의 손길마저 저조해지는 경향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의 삶은 더 불안하다. 온도탑을 가동한 인천공동모금회의 올해 전체 기금 목표 모금액 달성비율은 44%에 불과하다. 한파가 불어 닥칠 겨울날씨에 따뜻한 이웃돕기 손길이 얼어붙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나눔으로 행복한 인천'을 캠페인으로 내세운 모금활동이 공동체 의식을 제고하고, 효과적인 복지 재원 조성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기금조성은 그 성과에 의미를 둘 수 있으나 기부행위는 사회전체의 신뢰성을 높이고 사회적 자산을 축적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기부는 인간의 선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상부상조의 가치를 지닌다. 사랑의 온도탑은 기부자들의 자족감이 응집된 행복감의 축적이다.

이제 기부문화는 어느 정도 우리 사회의 트랜드가 됐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생활 곳곳에서 품앗이를 나눴다. 최근에도 지역의 기업과 단체들이 힘을 모아 연탄 나르기, 김장 담그기 등 현물 기부와 노동 나눔 활동 등에 참여했다. 기부 봉사활동이 일상화되는 가운데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민간 사회복지 서비스를 지원하는 나눔 문화 저변을 정착시켰다.

공동모금회 소속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1억 원 이상 기부자들의 모임 아너소사이어티 클럽 회원들은 이름난 부자들이기보다 평범한 부자들에 가깝다.

사랑의 온도탑은 일반 시민들이 주도하는 '시티즌 오블리주'의 광장이었으면 한다. 기업의 기부활동은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높여 경영 성과와 직결된다. 개인에게는 사회적 기여라는 심리적 만족감이 뒤따른다. 십시일반 돕고 나눌 수 있는 시민의식이 사랑의 온도탑을 뜨겁게 달구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