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임 숭의여자대학교교수


농촌진흥청은 '농업인 등의 농외소득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지역농산물 가공산업 육성과 농업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농산물가공기술 활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 첫 농산물 종합가공센터가 문경에 설치된 후 현재 전국에 44곳이 운영된다. 올해 안에 30개 센터가 추가로 완공될 예정이다.
농업가공센터는 농산물을 활용해 가공식품을 제조·판매하고자 하는 농업인의 창업보육을 통해 '창업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농산물 가공환경 안정성이 확보된 기자재·장비시설 설치와 운영 인력 확보, 기술기반이 취약한 농가를 위해 가공장비와 위생설비 등 식품 제조허가를 갖춰 공동이용시설로 이용하거나 가공기술 개발 컨설팅, 가공기술 이전은 물론 유통·마케팅 보급 운영을 담당한다. 가공활동을 통해 농외소득을 올리는 '농업 6차산업'의 중요한 구실을 한다. 농촌체험관광과 6차산업 관련 분야 연구를 진행해온 필자는 "농업인들이 가공사업을 하려면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시장진입도 어려워 실패할 확률을 높인다.

이를 낮추기 위해선 농산물 가공센터를 활용해 농산물 이론교육과 더불어 가공실습 후 실제로 농산물 가공품샘플을 만들어보고 다양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농산물 종합가공센터의 큰 장점은 농민이 식품제조업 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센터 장비를 이용해 식품위생법에 적합한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데 있다.
현재 강화군에서도 농산물가공 지원센터 내에 농산물 가공창업과 농촌 체험상품화 교육을 위한 농산물 기술관, 강화 농산물의 고부가가치를 위한 연구개발실 등을 설치했다. 2015년 1기 입주자(농업인) 희망자를 시작으로 현재 4기 창업희망농업을 모집해 농식품 가공기술, 입주법인 운영규정, 절차 등 소정의 교육과정 수료 후 가공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전문가로 양성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 농산물 종합가공센터의 경우 아직 갈 길이 멀다. 창업보육, 가공기술 개발, 위생상태 점검, 상품 생산을 비롯해 유통·판매까지 관련 주체 간 협력과 조정 역할을 하기에 인력이나 자원 등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제 농산물가공시설을 설치해 고군분투하는 지역농산물가공센터에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단기간에 매출액과 성과만을 강요해선 안 된다. 그보다는 단순가공생산·판매가 아니라 위생적이고 표준화한 품질을 가진 안전한 제품과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상품을 판매하고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농업인들의 자생적인 시장 대응성과 효율성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숭의여대 산학협력단 연구원들은 농촌진흥청의 수탁과제 일환으로 농산물 종합가공센터 성과와 활성화 방안을 세우기 위해 내일 21일 지역농산물 종합가공센터의 가공담당자와 관련 전문가를 초빙해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고용효과와 경제적 파급효과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