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신규· 정규직 전환자 27명,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
인천시 산하 인천교통공사가 친·인척 채용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최근 3년간 공사에서 신규 채용됐거나 용역회사 소속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 중 27명이 공사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에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다.

18일 인천시의회 신은호(민·부평1) 의원이 인천시로부터 받은 '신규 채용자·정규직 전환자의 친인척 재직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현재까지 정규직 전환자 8명과 신규 채용자 19명이 공사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였다.

2016년 7월 공사의 용역회사에 입사한 A씨는 인천지하철 2호선에서 청소 업무를 맡았다. 그의 남편은 공사 2급 간부였다. 이후 A씨는 올해 7월 정규직 신분으로 전환됐다.

A씨와 같은 시기에 용역회사에 취업하고 정규직으로 전환된 B씨도 마찬가지다. B씨의 배우자는 공사에서 10년째 업무직으로 근무 중이다.

이들과 동일한 절차로 정규직이 된 C씨와 2호선에 있는 3급 직원은 형제지간이다.

특히 정규직 전환자 대다수는 2016년 7월 2호선 개통으로 용역회사에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공사가 2호선 역사 청소 업무를 용역회사에 위탁한 것인데, 이때 공사 재직자의 친·인척들이 용역회사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수상한 사례는 신규 채용 현황에서 더 많이 눈에 띈다.

올해 1월 공개 채용 과정을 거쳐 9급으로 입사한 D씨는 2호선에서 근무 중인 4급 직원의 아들이다.

7월에 신규 채용된 E씨의 경우 아버지가 인천지하철 1호선에서 2급 간부로 근무하고 있다. 같은 시기 청소직으로 입사한 F씨의 남편(3급)은 1호선에 배치된 상태다.

이를 두고 누구보다 내부 채용 정보에 훤한 공사 근무자들이 친·인척에게 도움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도 나온다.

신은호 의원은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 특혜 의혹이 조명되면서 공공기관 채용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며 "인천교통공사 사례가 우연이라고 보기에 꺼림칙한 부분이 있다. 공사가 오해를 받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잘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자체 조사를 벌였지만 특혜성 채용은 없었다. 27명 모두 정상적인 절차로 채용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정부와 인천시는 이달 초 시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친·인척 채용 비리 전수 조사에 돌입했다.

/박범준·김예린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