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행진곡'으로 첫발 뗐다
이병욱 지휘자·교향악단 두 달만에
안정이면서도 다양한 음색 선뵈며
명품 콘서트홀로서의 가능성 열어
많은 시민 못 즐긴 건 아쉬움 남아

 

▲ 아트센터 인천 개관 무대에 오른 인천시립교향악단.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아트센터 인천'이 16일 개관 기념 음악회를 열었다. 아직 한시적 사용 허가인 상태지만, 지원 조례는 갖췄다. 송도 주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고, 인천 주민들에게는 아직 생경한 건물이다.

이날 기념 음악회는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느끼게 하는 기회였다.

연주된 곡은 낯설지 않고, 행사에 걸맞은 따뜻한 곡들이 이어졌다.

첫 곡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1번'은 푸짐한 소리를 내며 아트센터 인천의 앞날을 축복해줬고, 바이올린 협연에 나선 크리스텔 리는 사라사테의 '서주와 타란텔라', '찌고이네르바이젠'을 통해 다양한 음을 낼 수 있는 아트센터 인천의 가능성을 열어줬다.

이어 소프라노 이명주는 고노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꿈속에 살고 싶어라'와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를 들려줬다.

마스카니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을 전해준 인천시향은 엘가에 이어 안정적인 소리와 무대 매너로 아트센터 인천은 인천시향이 머무를 또하나의 곳임을 알렸다.

테너 김동원은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타 중 '여자의 마음'과 레하트 오페레타 미소의 나라 중 '그대는 나의 모든 것'을 선보였다.

아트센터 인천 개관 음악식의 피날레는 드로브작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이 장식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많은 개관 음악식이란 인상은 어쩔 수 없다.

전석 초대로 개관 음악식을 시민에게 열었지만 어쩔 수 없는 관(官) 냄새는 주변을 부담스럽게 했다.

2층의 좋은 자리 중 한줄이 통째로 빈 것은 무엇 때문일까. 듬성듬성 이빨 빠진 객석은 아트센터 인천 개관 음악회를 찾고 싶은 송도 주민을 넘어 인천 시민들은 기회를 날렸다.

다행히 이날 공연은 지난 10월 부임한 이병욱 지휘자와 인천시향의 합이 불과 두 달만에 예사롭지 않은 경지에 이르렀다는 인상을 심었다.

무대 매너와 자세는 여유로워졌고, 시민과 함께 할 인천시향의 소리는 다음 연주회를 기다리게 했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왜 아트센터 인천의 무대는 좁을까. 그리고 연주가 시작되면 무대와 관객석을 구분짓는 빛의 경계가 모호한 이유는 뭘까.

여전히 홀의 소리는 쭉 뻗질 못하고 엉키는 인상이 짙다. 이 곳은 아직 다음 연주회 조차 확정짓지 못했다.
송도를 넘어 인천시민이 가꾸고 사랑하고 않으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인 시설로 자리하기 어려울 듯 하다.

겉만 화려한 것 보다는 강한 내실의 아트센터 인천을 기대해본다.

/이주영·이아진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