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 콜로라도 강-西 그린 강 힘 자랑이 만든 세상
데드호스 주립공원의 탐방을 마치고 곧바로 협곡 맞은편에 위치한 캐니언랜즈 국립공원으로 이동하였다. 캐니언랜즈 국립공원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길쭉한 모양으로 북쪽의 입구 부근에 데드호스 주립공원이 위치한다.
따라서 데드호스 주립공원에서 왔던 길을 돌아 캐니언랜즈 국립공원으로 들어가아만 한다.
캐니언랜즈 국립공원은 동쪽의 콜로라도강과 서쪽의 그린강의 침식으로 형성된 다양한 협곡과 협곡 안을 가득 채운 뷰트와 메사 등이 총망라되어 있어 이름 그대로 '협곡의 땅'이라 부른다. 협곡의 형상 또한 각양각색이어서 대지를 깎아낸 강물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지를 그리고 얼마나 아름다운 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콜로라도강의 침식으로 형성된 그랜드 캐니언이 수직의 깊은 협곡을 자랑한다면 캐니언랜즈는 수평의 광폭의 규모가 압권이다. 따라서 이곳에 발길을 들여놓은 순간 협곡의 엄청난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콜로라도 고원의 한 가운데 자리 잡은 캐니언랜즈 국립공원은 면적 1366㎢에 달하며, 북쪽의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 그린강 건너 서쪽의 메이즈, 콜로라도강 건너 남쪽의 니들즈로 구분된다. 이 세 지역은 서로를 이어주는 도로가 없어서 각자 다른 입구를 통해 접근해야만 한다. 그 가운데 인근의 아치스 국립공원과 가까운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 지역이 가장 접근성도 좋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이곳의 이름이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 즉 '공중의 섬'이라 불리는 것은 이곳 일대의 대지가 다른 곳에 비해 고도가 높아 마치 하늘로 솟아오른 섬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캐니언랜즈 국립공원의 지표면의 지질은 중생대 쥐라기 약 2억년 전에 형성된 나바호 사암이다. 단단한 나바호 사암층이 오랜 세월 물과 바람 그리고 태양에 의해 물리적, 화학적 풍화를 겪으며 침식되는 과정에서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 지역이 다른 곳에 비해 덜 깎여나가 고지대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의 비지터센터에 들르면 캐니언랜즈의 지형과 지질구조 그리고 공원의 모형과 트레일 등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접할 수 있다. 아울러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에는 '세 개의 세상(The Three World)'이 존재하는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망대가 위치한 해발고도 1800m 부근의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지역, 그 아래로 1500m 부근의 화이트 림, 다시 그 아래로 1200m 부근의 콜로라도강 이렇게 고도가 다른 세상으로 구분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캐니언랜즈는 강우량이 적어 여름은 덥고 겨울은 무척 춥다.
그런데 수직으로 구분된 세 개의 세상은 기후가 모두 달라 식생과 토양의 차이가 나타난다. 최상층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 지역은 비교적 식생이 발달한 초원지대를 이루고, 화이트 림은 식생이 거의 자라지 못하여 사막기후에 가까우며, 콜로라도강이 흐르는 최하단부는 물이 풍부하여 동식물이 서식하는 각기 다른 기후가 나타난다. 캐니언랜즈를 가리켜 세 개의 세상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글·사진 이우평 지리교사 (인천 부광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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