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효율 1.7% 불과 … 감사원, 설치 장소 잘못 지적
최적지 뒷산 이설 예산 4억 확보 … 혈세낭비 비판도
무풍지대에 설치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옹진군 백아도 풍력발전기가 결국 산등성이로 옮겨진다.

발전기 이설 작업에 국·시비 등 약 4억원의 세금이 소요돼 혈세낭비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인천시는 바람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발전 효율이 평균 1.7%에 불과한 백아도 풍력발전기를 이설하는 사업을 본격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올 9월 추경 예산으로 발전기 이설 예산 3억9000만원을 확보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시는 2014년 한국에너지공단의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지원 사업 공모에 신청, 서해 가장 끝에 자리한 백아도에 10㎾짜리 풍력발전기 4기를 설치했다. 백아도를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조성하는 이 프로젝트엔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까지 포함해 모두 42억원이 투입됐다.

문제는 풍력발전기의 발전 효율이 지금까지 1%대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가 단순히 기상청 자료만 믿고 산지로 둘러싸여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곳을 발전기 운영 장소로 선정한 탓이다. 당초 시가 기대했던 발전 효율은 15%였다. 반면 백아도와 이웃한 지도에서 가동 중인 풍력발전기의 발전 효율은 13%를 기록 중이다.

시는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백아도 풍력발전기 설치 장소가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은 뒤, 발전기 이설 작업을 추진해왔다.

주변 지역 풍황(바람의 질·방향)을 조사한 끝에 현 장소의 뒷산 능선을 이설 최적지로 꼽았다.

시가 이설 예산을 확보했지만 걸림돌이 하나 남았다. 발전기 이설 부지 소유주인 국방부로부터 허락을 받는 일이다.

시 관계자는 "풍력발전기 이설 예산을 확보한 상태여서 옹진군이 군부대와 협의해 장소만 확정 지으면 즉시 사업에 착수할 수 있다"며 "발전기가 산등성이로 옮겨지면 당초 기대했던 신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39가구가 거주하는 백아도는 도서민에게 친환경 에너지가 공급되는 섬이다. 백아도의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전체 전력량의 65%를 차지한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