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연


한국경제는 지난 50여년간 빠른 경제성장에 힘입어 선진국 대열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아직도 '모방기술' 주도 경제성장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5대 주력산업인 조선,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전자산업은 중국의 맹추격으로 인해 기술격차를 날로 벌리고 있다. 최근 중국과 미국 간 무역전쟁은 중국 경제성장의 위축을 초래하고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을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경제는 '원천기술' 부재에 시달린다.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30대 대기업의 현금성 자산만 약 1500조원(2007년 53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렇듯 어려운 경제여건이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잠재 경제성장률은 2011~2020년 3%대에서 2031~35년에는 1%대로 추락하게 될 것으로 한국경제연구원(KDI)은 추정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80~1989년의 4%대에서 지난 4반세기(1990~2014)동안 0%대로 추락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영국, 독일과 같은 서방 선진국들은 '원천기술'의 부단한 개발, 활발한 창업활동, 그리고 각종 제도와 규제를 지속적으로 개혁·개방하여 공정한 시장경쟁 생태계로 발전·전환하였다. 생산성 향상을 지속적으로 달성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로 진입됨에 따라 노동과 시설투자의 양적 확대에 의한 경제성장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선진국 경제와 같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고등교육(대학)의 연구·개발과 창업기업 활성화면에서 미국, 영국, 독일 수준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
최근 미국과 영국의 경우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역사상 가장 많은 고용자수와 가장 큰 규모의 GDP성장을 달성했다. 양국 모두 연구개발을 통한 '원천기술' 확보와 창업(Start-up)기업의 활성화가 신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4%의 창업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60%를 점했고, 영국에서는 6%의 창업기업이 새 일자리 창출의 54%를 차지했다.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은 노벨수상자를 포함한 해외 석학 12명을 초빙해 자연대의 연구경쟁력 평가보고서 작성을 의뢰했다. 그 결과 '서울대가 세계 대학을 선도하는 일류 명문대가 되려면 아직 요원하다'로 나왔다. 그 이유는 '경직된 연공서열식 교수채용과 승진, 그리고 모험을 하지 않고 남이 연구·개발한 분야에 몰려 선구자가 아닌 추종자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또한 세계 최고의 과학자 6300명 중 미국 거주자가 4100명, 영국 480명, 일본과 독일 각각 260명인 반면 한국은 4명에 불과한 것이 우리 대학의 현주소다.
인천 송도에 설립한 인천글로벌캠퍼스는 앞으로 인천지역을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과 120세 시대'를 이끌어갈 메카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인천글로벌캠퍼스에는 이미 3개 미국 대학과 1개 유럽 대학이 4~5년 전 우리나라 최초로 개교한 상태를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이들 학교는 모두 미국 대학교 기준으로 100대 안에 속하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대학이다.
이들 4개 외국대 전공분야는 '4차 산업과 120세 시대'에 우리나라가 역점을 두고 육성해야 할 지식·문화기반 산업과 연관이 깊다. 뉴욕주립대는 ICT, 기계, 기술경영, 의류패션 분야에, 유타대는 보건, 의료, 제약, 생명공학분야에, 조지메이슨대는 경제, 경영 국제관계 분야에, 그리고 벨기에 겐트대는 생명공학, 환경·에너지, 식품공학 분야에 특화되어 있다. 이들 분야는 모두 21세기 우리나라 먹을거리와 긴밀하게 관계된 전공분야이다.
앞으로 5개의 새로운 세계 유수대학 유치는 물론 20여 개의 글로벌 첨단지식산업의 기업연구소와 외국대학의 창업지원센터를 유치하여 인천글로벌캠퍼스 내에 '기업연구 및 창업지원센터(IGC Research & Startup Center: IGCRSC)'를 설립해야 한다. 또한 인천글로벌캠퍼스의 2단계 사업을 서둘러 완성하는 동시에 인천글로벌캠퍼스의 3단계 확장을 위한 학교부지도 미리 확보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지속가능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 인프라'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