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대행사 경영악화로 지속 우려
시 "수행 못하면 새 업체 뽑을 것"

 

인천시가 골목 상권 활성화를 위해 시행 중인 '인처너카드' 시범 사업이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 인처너카드 운영 대행사의 영업 손실이 커지고 있어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인천시에 따르면 7월30일 전자상품권인 인처너카드를 출시했다. 지자체가 전자상품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처너카드는 충전식 전자상품권으로 휴대전화에서 '인처너카드 앱'을 실행하고 카드를 신청하면 원하는 곳으로 배송해 준다. 이용자는 자신의 은행 계좌에서 일정 금액을 앱으로 송금한 뒤 전자상품권으로 사용하면 된다.

10월29일 기준 7678명이 인처너카드를 발급받았다. 충전액은 모두 2억271만원으로, 종이 상품권으로 치면 그만큼의 액수를 상품권으로 발행한 셈이다.
이 카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인처너카드 가맹점에서 사용하면 3~7% 할인된 금액으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현재 가맹점은 200개 정도다.

앞서 시는 올 4월 스마트 카드 전문업체 K사와 인처너카드 시범 사업 운영 대행 협약을 맺은 바 있다.
K사는 자체 제작한 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인처너카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인처너카드 앱을 관리·운영하고 카드 발급까지 맡으며 사실상 인처너카드 사업을 총괄한다.

문제는 K사의 경영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K사는 2015년 3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해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6년, 지난해 2년 연속 수십억원의 영업 손실이 났으며, 올해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인처너카드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경제계의 정설이다.

지주현 인천소상공인연합회 사무처장은 "인처너카드에 거는 기대가 큰 데 정작 운영사의 경영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하니 우려스럽다"며 "시가 이런 부분을 적극 모니터링해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시는 현재 인처너카드가 시범 사업 단계여서 K사의 경영 악화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K사의 경영 악화가 지속돼 더 이상 사업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새로운 업체를 선정해 플랫폼 운영을 맡기면 된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