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30만대 중 20% 해당...항만업 물량이전 위기감 호소
매년 인천항을 통해 나가던 한국지엠 수출차 30만대 중 20%인 6만여대가 내년부터 평택·당진항을 통해 수출된다. 글로벌GM이 현대글로비스와 운송계약을 새로 맺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항만 업계는 물량 이전 현상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경우 인천항이 공멸할 수 있다며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일보 10월24일자 1면>

8일 항만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GM은 최근 현대글로비스와 한국지엠에서 생산한 미국행 수출차 6만여대를 운송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입찰 당시 평택·당진항 자동차 전용부두를 통해 수출하겠다고 적어 낸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전용부두는 현대·기아차의 수출기지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대글로비스가 직접 투자해 조성한 곳이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인천시, 인천항만공사(IPA), 항만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7일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번 사태로 항만업계는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당장 내항 하역사인 인천내항부두운영㈜ 경영에 심대한 타격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비용만 따져도 연간 수십억원의 손해가 불가피하다. 일감 감소로 항만 근로자 역시 고용 불안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인천항 전체 문제라고 할 수 있다"라며 "정부와 인천시 모두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GM과 한국지엠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최근 법인 분리로 인한 '먹튀' 논란에 수출 물량까지 이전하면서 인천지역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은 결정권이 없어 그렇다 치더라도 글로벌GM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비판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운송계약에 대해 "결정된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