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연일 '매우 나쁨'
목·두통 등 온종일 고통
"민간 확대 실질 대책을"
▲ 수도권 지역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비상저감조치'가 올 가을들어 첫 발령된 7일 오전 경기도청 입구에서 도청 관계자가 차량2부제(홀수운행) 시행을 위해 짝수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7일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 곳곳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하면서 도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등 온종일 고통에 시달렸다.

정부가 올 들어 경기도를 비롯한 인천, 서울 등 수도권에 첫 '차량2부제' 시행을 발령했지만, 공무원들에 국한돼 지켜지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공무원들 중 일부가 짝수 차량을 몰고 출근길에 올랐다 주차하지 못하는 등 관공서가 어수선했다.

7일 환경부와 도내 지자체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경기도(연천·가평·양평 제외),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차량2부제를 시행했다.

비상저감조치는 당일과 다음 날 초미세먼지 농도가 50㎍/㎥ 초과할 때 발령한다.

이날 출근길인 오전8시 이천(설성) 115·고양(행신동) 104·과천(별양동) 115·군포(당동) 124 등 미세먼지 수치(pm10)가 '매우 나쁨'을 기록했으며, 초미세먼지(PM2.5) 수치도 고양(89) 등 '매우 나쁨' 수준을 보였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은 초강도 미세먼지 탓에 목이 아프거나 두통 등 건강상 피해를 호소했다.

또 이천·여주 등 외곽지역에서 서울 등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도 교통편 마련에 힘겨워했다.

이들은 미세먼지에 따른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정부에 주문했다.

김모(29·이천시)씨는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고 있는데 차량2부제 시행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지 않는 것 같다"며 "민간으로 시행이 확대되면 많은 시민들이 출근길 미세먼지에 노출되는데 이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원, 안양 등 도내 지자체들은 청사 등 공공기관 입구에서 차량 2부제 시행에 따라 청사 등 공공기관 앞에서 출입 통제했다.

반면 차량 2부제 적용대상이 아닌 민간인들은 제한받지 않고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

수원시는 이날 오전 7시30분~오전 9시 공공기관 62곳, 산하기관 9곳 등에서 공무원 차량(짝수) 출입을 막았고 안양시, 이천시도 같은 시간 공공기관 입구마다 직원들을 배치, 공무원차량 출입을 제한했다.

공공기관에서는 일부 공무원들은 차량2부제 준수를 외면했다.

전날 각 공공기관마다 직원을 대상으로 차량2부제 시행을 통보했지만 일부가 짝수 차량을 몰고 출근하는 등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안양시 관계자는 "전날 차량2부제 시행을 알렸지만 공무원 20명이상 정도 짝수차량을 타고 출근해 출입을 통제했다"면서 "짝수번호 차량을 타고 온 민간인 출입을 통제 할 수 없어 안내하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높이기 위해 차량2부제를 민간으로 확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성남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차량 2부제에 제한받지 않고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한 상황에서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시민이 걱정하는 것은 마스크 없이 문밖을 나갈 수 없다는 공포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차량 2부제 시행해야한다"고 밝혔다.

/안상아·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