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원아 절반은 안와
지하철 이용객 8000명 감소
관공서는 '차량 2부제' 진땀
▲ 올 가을 첫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시행된 7일 인천 남동구 시청정문에서 한 직원이 차량 2부제 시행을 알리는 안내문을 들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초미세먼지가 이틀 동안 기승을 부리면서 인천시민들의 일상을 괴롭혔다. 새로운 재난 유형으로 떠오른 초미세먼지 속에선 마스크도 믿을 수 없다며 시민들은 외출을 꺼렸다. 미세먼지 대책이 제재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고성이 오가는 현장도 있었다.

인천 옹진군·강화군을 제외한 8개 구 전역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7일 오전 연수구 한 가정 어린이집에선 공기청정기만 요란하게 소리를 낼 뿐, 아이들은 몇 명 보이지 않았다. 이날 어린이집에 온 아이는 6명이 전부. 전체 원아가 15명으로 절반도 오지 않았다.

어린이집 원장 A씨는 "부모가 맞벌이하는 집들 빼고, 다들 초미세먼지 소식에 아이들을 보내지 않았다"며 "대기 질이 악화되면 어린이집들이 보통 안 와도 출석한 거로 체크해 주니까 미세먼지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부모들이 보내지 않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올가을 들어 첫 번째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졌던 지난 6일 인천지하철 일일 이용객 수는 일주일 전보다 1호선 7000여명, 2호선 1000여명 등 8000명 가까이 줄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지난주보다 날씨가 추워진 것도 아니라서 초미세먼지 영향으로 본다"며 "총 이용객에서 20%에 이르는 노인과 유아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고 전했다.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되면서 7일 인천에서도 550개 행정·공공기관에서 차량 2부제가 시행됐다. 관공서 청원 경찰들은 차량 2부제를 알지 못했거나 무시하고 온 민원인 차량을 돌려보내느라 진땀을 뺐다.

한 구청 청원 경찰은 "협조해주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일부는 욕을 하거나 '내가 왜 그걸 지켜야 하느냐'고 항의해 진땀을 뺐다"며 "홀수 차량만 운행 가능한지 모르는 직원들이 종종 짝수번호 차를 끌고 왔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시와 일하는 실외 노동자들을 위해 얼마 전, 미세먼지 마스크 4만2700개를 주문해 물건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예전에는 부서별로 알아서 챙기는 분위기였는데, 미세먼지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시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한 것이다.

인천지역 학교들은 이번 초미세먼지가 '주의보' 수준이라 따로 단축 수업이나 휴업을 결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일 경우 호흡기 질환을 앓는 민감군 학생은 질병 결석을 인정하고 현장학습을 비롯한 실외 활동은 실내활동으로 대체하도록 각급 학교에 전달했다.

/김원진·이순민·이창욱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