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한 교회에서 불거진 목사의 성폭력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부평구 한 교회 목사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접촉하고 있는 단계"라며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관할인 부평경찰서가 아닌 지방청 차원에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목사는 청년부를 담당한 A씨다. A씨는 수년 전부터 중고등부·청년부 여성 신도를 대상으로 '그루밍(Grooming·길들이기)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루밍은 피해자와 관계를 쌓은 뒤 심리적으로 의존한다는 점을 이용해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A씨 아버지인 담임목사 B씨가 입막음하려고 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는 "(B 목사가)아들 성범죄 사실을 덮기 위해 피해 아이들을 이단으로 몰았으며 교인들을 통해 회유하거나 외압을 가했다"며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용기를 낸 피해자는 5명이지만 증언에 따르면 어림잡아 피해자가 최소 26명"이라고 적혀 있다.

일부 피해자들은 지난 6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가해자 측에선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교회 홈페이지는 닫힌 상태다. 가해자 측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