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연·박광수·위영일 참신한 작품들
▲ 김수연 작 'SP12'

▲ 박광수 작 '검은 숲속'

▲ 위영일 작 'Nothing Contents'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가 오는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에서 제약회사 종근당과 함께하는 제5회 종근당 예술지상 초대전을 개최한다.

'종근당 예술지상'은 국내의 주요 미술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는 작가들에게 창작지원을 통해 작가로서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칠 계기를 마련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매년 수많은 신진작가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지속적인 활동이 어려운 현실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번 초대전에는 지난 2016년 종근당 예술지상 선정 작가 김수연, 박광수, 위영일이 참여하고 전통적인 조형의 어법에서 벗어나 보다 형이상학적인 차원의 참신한 작품들로 전시된다.

김수연 작가는 실재를 모방 또는 차용한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꼴라주해 재구성한다. 이미지들은 오늘날 우리의 내면 깊이 자리한 속물성을 담아 낸 대상이며 이를 해체하면서 사람들과 사물들이 사라지고 남은 '유령'들의 풍경을 펼쳐내 보인다. 이러한 연출은 삶의 밀도와 중력을 벗어난 마음 속 풍경을 표현한 것처럼 느껴진다.

박광수 작가가 재현하는 세계는 무채색의 세계이며 가을과 초겨울 사이에 명멸하는 시간을 포착하고 있다.
화면을 가득 채운 나무와 가지들이 원근을 이루며 화면 중앙의 희미하게 밝은 부분을 향한다. 작가가 제시하는 것은 정지된 구체적인 존재로서의 대상이 아니라 대상이 오기 전 예측되는 어떤 조짐 또는 이미 지나가버린 뒤 남겨진 흔적 등을 재현하려는 것이다.

위영일 작가의 작업은 회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작가와 관객의 관계를 역전시키는 과정을 전통적인 회화의 양식에 독특하게 결합시켰다. 작가는 다양한 방식으로 작가와 관객, 작품의 관계를 해체하고 재해석하며 회화의 제작과 감상 방식에 관한 고정관념을 흔든다. 작가는 이를 통해 전통적인 미술의 가치, 미술관 제도, 창작과 감상의 관습을 비판하고 있다.

김노암 아트스페이스 휴 대표는 "이제 조형의 경험에서 실존의 경험으로 나아가버렸지만 우리는 여전히 많은 작가들과 작품들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관습을 버리지 못한 채 엉거주춤 서있다"며 "3인의 작가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를 통해 시간에 묶여있지 않고 실존과 만나는 사건으로 향하는 계기가 마련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