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허대중 이어 부원중 사고 … 교육당국 "안전한 장치 도입"
▲ 인천 부평구 부원중학교 내진 보강 공사 현장에서 방진막이 설치된 23m 높이의 철제 비계가 무너져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 사고현장에서 관계자들이 무너져 내린 방진막을 철거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자재나 조립이 허술한 '불량 비계(임시 구조물)'가 건설 현장에서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인천지역 학교 공사장에서 비계 붕괴 사고가 두 차례 발생하자 교육당국은 안전이 확보되는 '시스템 비계' 도입을 서두르기로 했다.

6일 오전 10시30분쯤 부평구 부원중학교. 평소 같으면 한창 수업 중일 때였지만 학교에는 학생 없이 교직원과 공사 관계자들만 있었다. 내진 설계와 외벽 리모델링 공사로 설치된 23m 높이의 비계가 전날 오후 5시45분쯤 무너진 탓이다. 운동장 방향으로 구조물이 쓰러지면서 구령대가 부서지고, 화단도 상당수가 훼손됐다.

다행히 하교 이후 벌어진 일이라 다친 학생은 없었지만 학교는 휴업을 결정했다.

부원중 관계자는 "건물 전면부 구조물 철거가 하루이틀이면 끝나기 때문에 7일부터는 정상 수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설치된 비계는 공사가 끝나 이번 주말 철거될 예정이었다. 공사 관계자는 "사고 직전 현장 확인을 마치고 퇴근한 상태였다"며 "안전 점검에서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고 했다.

불과 닷새 전인 지난 1일에도 연수구 능허대중 신축 공사 현장에서 비계가 무너져 내려 건설 노동자 2명이 다쳤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다"면서도 "비계 사고는 조립 과정에서 산업안전보건기준을 지키지 않거나 구조물 일부를 임의로 해체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안전에 취약한 불량 비계는 건설 재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난간이나 발판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작업자가 추락하거나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나는 것이다.

안전보건공단 중부지역본부 관계자는 "비용 절감이나 기간 단축 등을 이유로 시공 계획과 다르게 비계를 설치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가 잇따르자 교육당국은 일정한 규격으로 조립해 현장에 설치하는 '시스템 비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시스템 비계는 건설 재해를 줄이는 대책으로 꼽히지만 일반 비계보다 설치 비용이 3배 정도 비싸다.

북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예산을 더 투입해서라도 학교 공사에 시스템 비계를 사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