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영 신곡수중보 철거 범시민 공동행동 상임대표 "서울시, 지속가능한 개발 위해 보 전면 개방 철회를"


"서울시가 대한민국 국가하천인 한강을 자신들의 것인 양 착각하는데, 이는 서울패권주의의 오만함입니다."
신곡수중보 설치 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신곡수중보 문제를 공론화의 장으로 이끌어 낸 '신곡수중보 철거 범시민 공동행동' 윤순영(64) 상임대표의 말이다.

'신곡수중보 철거 범시민 공동행동'은 지난 8월 언론을 통해 서울시가 수중보 수문 5개를 올 11월부터 전면 개방한다는 소식에 윤 상임대표의 제안에 따라 45개 김포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여해 지난 9월 만들어졌다. 김포지역 국회의원인 홍철호, 김두관 의원이 고문으로 참여해 신곡수중보 철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공동행동 발족 후 참여 시민사회단체는 청와대에 신곡수중보 철거 제안서를 낸데 이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신곡수중보 개방 중단과 전면 철거를 요구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공동행동은 최근 서울시로부터 김포와 고양시 등 지자체와 경기도, 국토부 등 7개 관련기관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수중보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받기까지 했다. 1988년 신곡수중보 설치 후 존치냐 폐쇄냐를 두고 여러 차례 논란이 있었지만 지역시민사회단체 전체가 이번처럼 수중보 문제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녹조제거를 위한 서울시의 수중보 개방 계획 때문이다.

김포시가 고향인 윤 상임대표는 한강하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오다 한강개발로 자취를 감춘 재두루미를 1992년 홍도평야(김포시 사우동)에서 처음으로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했다.

언론을 통해 이 소식이 보도되면서 그는 아예 야생조류보호활동가로 나서 2005년에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까지 설립해 현재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2008년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 초대받아 재두루미의 생활상을 담은 학술서를 국·영문으로 발간하고 국회 등에서 재두루미 사진전을 열 정도로 국내에서는 잘 알려진 야생조류보호 활동가다. 한강하구와 철새와 맺은 이력 때문에 그는 이미 오랜 전부터 신곡수중보 문제에 관심을 가져 왔다.
고양시 환경단체의 반발로 무산됐지만 2008년 김포시에 신곡수중보로 인한 하상변동과 제방붕괴 우려 등을 제기해 김포시가 수중보 이설 타당성 용역을 거쳐 경기도를 통해 국토부에 수중보 이설을 건의하기까지 했다.

윤순영 상임대표는 "남북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앞두고 한강의 보전과 이용 등 지속가능한 한강개발 정책을 위해서라도 서울시의 수중보 전면 개방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한강은 서울시만이 아닌 대한민국이 공유하는 남북평화시대의 뱃길"이라고 강조했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