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 '하락세'
서울은 '곤두박질'
연말 3기 신도시 발표에 관심
서울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 정책이 효과를 보기 시작한 걸까.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하락한 가운데, 인천·경기지역 아파트 가격은 소폭 상승이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일선중개업소의 아파트값 전망이 지난 9월 상승에서 지난달 하락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 시장 변화가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올해 말 정부가 3기 신도시 발표를 앞둔 가운데 시장이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천·경기 집값 소폭 상승 … 서울 강남권 하락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인천·경기지역 아파트값은 0.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안양(0.14%)·용인(0.14%)·수원(0.13%)·과천(0.09%)·구리(0.06%)·고양(0.05%)에서 상승했다.

특히 안양은 안양동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가 1000여만원, 상현동 만현마을9단지자이가 500여만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리에서는 인창2차e편한세상이 500만~1000만원 정도의 가격 상승이 있었다.
신도시에서는 광교(0.66%)·판교(0.13%)·파주운정(0.09%)·평촌(0.08%)·중동(0.04%)에서 각각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서울 고가재건축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구(-0.05%)·강동구(-0.04%)·송파구(-0.01%)에서는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재건축 아파트값의 하락세 전환은 4개월 만이다.

전세가격은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 인천·경기에서 0.02%, 신도시 지역에서 0.03% 각각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과천(0.11%)·성남(0.04%)·의왕(0.03%)에서 각각 올랐고, 하남(-0.12%)·안산(-0.08%)·안양(-0.05%)·김포(-0.04%)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시에서는 판교(0.05%)가 소폭 상승하고, 평촌(-0.11%)·위례(-0.08%)·분당(-0.06%)·일산(-0.02%)에서 각각 하락했다.

부동산114는 "정부의 추가 공급대책을 앞두고 매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9·13 대책 이후 다주택자 추가 대출이 어려워진 가운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시행으로 주택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주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1주택자 청약 제한 등 전방위적으로 강화된 9·13 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 감소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망은 '하락'

KB부동산이 내놓은 '10월 중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일선중개업소가 느끼는 부동산 경기흐름을 토대로 3개월 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하는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인천·경기·전국에서 전월 대비 하락해 100 이하로 떨어졌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천지역 전망지수는 지난 9월 103에서 지난달 96.9로, 경기는 113.5에서 94.8, 전국 평균은 106.6에서 92.3으로 각각 하락했다. 특히 서울은 133에서 97.2로 30p 이상 곤두박질 쳤다.

전망지수가 100 이하라는 건 일선중개업소에서 보기에 주택매매가격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지수 하락은 최근 전방위적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금리 인상 추세로 시장이 소극적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 발표될 3기 신도시에 관심 몰려

정부는 9·21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330만㎡ 이상의 대규모 신도시 4~5곳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1~2곳은 올해 말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서울과 인접한 1기 신도시인 일산·분당·평촌·산본·중동 사이에 조성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대책은 이른바 '3기 신도시'로 불리며 부동산 시장의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주택공급은 이르면 오는 2021년쯤 가능할 걸로 예상된다. 높아진 관심은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최근에는 3기 신도시 후보지로 꼽히던 경기도 고양시 원흥·삼송지구 주변의 개발도면이 유출돼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일대 땅들이 투기꾼들의 표적이 되면서 거래가 급증하고 땅값이 뛰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도면 유출에 수사를 의뢰했고, 국토교통부는 3기 신도시에서 이 지역을 아예 제외한 상태다. 3기 신도시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