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행 성남시 녹지과 주무관, 책 출간·포털 브런치 운영 '맹렬 홍보'
"훼손 심한 구간 자연친화적 복원하고 안내표지판 확충 등 업무 최선"
▲ 이기행 성남시 녹지과 주무관.

"숲이 주는 이로움을 만끽하고 옛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 누비길을 걸어보세요."

이기행(46) 성남시 녹지과 주무관은 4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누비길은 성남과 서울, 하남, 광주, 용인, 의왕, 과천 등의 경계와 이웃한 둘레길이다. '더불어 누빌 수 있는 아름다운 숲길'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린벨트와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아카시아나무에서 극상림 서어나무까지 숲의 천이단계를 볼 수 있다"면서 "병자호란(1636년) 때 인조의 남한산성 몽진(蒙塵·임금이 난리를 피해 안전한 곳으로 떠남)과 백성들의 애환, 삼전도비(三田渡碑·청 태종이 인조의 항복을 받고 그 지점인 삼전도에 자신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세우게 한 비)를 지은 이경석의 묘, 화친론자 최명길의 자취를 만날 수 있는 등 서사적인 스토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누비길은 청량산, 검단산, 영장산, 불곡산, 태봉산, 청계산, 인릉산 등에 걸쳐 7개 구간, 총길이 62.1㎞규모로 만들어졌다. 2017년 조성공사를 마무리했으며, 한 바퀴 도는데 29시간이 걸린다.

그는 누비길 조성 당시 산림·식생 전문가 등과 함께 산을 걸으면서 배운 동식물, 문화재, 지명 등에 에피소드를 곁들여 진솔하게 써 내려간 '나는 누비길을 걷는다'라는 책도 냈다.

"글은 숲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과 제 고향 성남에 대한 애정을 상기시키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남의 유적과 유래에 대해 조사했는데 다른 곳에 못지않게 풍성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자연과 역사를 배울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는 누비길을 알리기 위해 포털사이트에 브런치(www.brunch.co.kr/@leekih111/2)도 운영하고 있다.

"전국의 둘레길은 총 550개(1400코스)에 이릅니다. 그 가운데 누비길은 1개 길 7코스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준공에 이어 올해부터 스탬프투어를 시작했을 정도로 그 태생이 짧습니다. 누비길의 역사, 문화, 식생 등의 풍성한 콘텐츠를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다음의 브런치 매거진으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그는 누비길을 전국에서 가장 걷기좋은 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남한산성길(누비길 1구간)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10월 '이달의 여행하기 좋은 걷기 여행길'로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자연은 인간이 간섭하면 훼손될 수 밖에 없습니다. 불곡산 형제봉 등 훼손이 심한 구간은 자연친화적으로 복원하고 안내표지판도 더 다는 등 맡은 업무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다. 작가 마르셀 푸르스트는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데 있다'고 했습니다. 끝을 향해 가는 가을, 누비길을 걸으면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