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대회 300여명 참석
물결같은 풀등 해변 '장관'
접경지 '평화의 섬' 기대
▲ 농여해변에서부터 이어지는 물결무늬 풀등 모습. 단단한 모래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게 특징이다. /사진제공=홍승훈 작가

 

▲ 천연 비행장 사곶해변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관광객들의 모습. 이곳은 대형 버스로 다녀도 움푹 파이지 않을 만큼 단단한 모래 형태를 자랑한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지난 17일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에서는 '2018 대청 지오파크 챌린지' 행사가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참가 신청한 시민들이 섬 주요 장소를 돌며 섬의 정취를 느끼는 트레킹 대회다. 시민 300여명이 참석해 삼각산에 올라 서해5도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했다. 또 섬 주민들이 참가자들을 위해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함께 어울리는 시간도 가졌다.

▲대청·소청·백령도를 지질공원으로!

이날 대청도 부녀회 대표 이성순(62)씨는 회원 15명 등 주민들과 함께 요리를 준비했다. 점심 식사는 대청도 특산물 '톳'을 활용한 비빔밥과 유부국 등이었으며 저녁식사는 전어구이, 오뎅탕, 홍어찌개, 부침개 등 여러 메뉴가 준비됐다. 그는 며칠간 500인분이 넘는 음식을 준비하느라 주민들이 모두 고생했다고 하면서도 "할 만한 고생"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이씨는 "대청·소청 지역은 아직까지 백령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오늘 같은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한다"며 "국가지질공원으로 공식 지정돼 많은 관광객들이 대청·소청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백령도와 대청·소청도 부근 66.86㎢를 묶어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받고자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환경부 지질공원위원회는 지난 4월 이곳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10억년 전 신원생대 변성퇴적암이 분포하는 등 희귀한 지질명소가 많기 때문이다.

류재형 인천가톨릭대 사진영상학과 교수는 "서해북단인 백령도는 물론이고 이곳 대청과 소청 지역에도 지질학적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많다"며 "농여해변이 대표적이다. 물이 빠져 나가면 드러나는 물결 모양의 풀등은 장관 중의 장관이다. 걸어나갈 수 있는 유일한 풀등 해변"이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평화의 섬'으로 가자!

전국에 위치한 국가지질공원은 모두 10곳이다. 경기 한탄강, 강원평화지역, 강원고생대, 울릉도·독도, 경북 동해안, 경북 청송, 부산, 제주도, 전북 서해안, 무등산권 등이다. 이 가운데 꽃돌이 유명한 '경북 청송', 주상절리대가 있는 '무등산권', '제주도'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받기도 한 명소다.

시가 추진하는 대청·소청·백령 지질공원만의 특별한 점은 서해 최북단이라는 지리적 조건이다. 북방한계선(NLL)을 눈앞에 두고 있는 백령도는 아름다운 절경을 품은 동시에 아픈 역사를 담고 있기도 하다.

백령도에는 안보교육관과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등 평화를 기원하는 건물들이 세워져있는 동시에, 섬 곳곳에서는 주둔해 있는 해병대 군부대원들을 볼 수 있다. 또 이같은 지리적 위치 때문에 백령도 사곶해변은 한국전쟁 당시 비행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 해변은 곱고 단단한 규암 모래가 쌓여 매우 단단한 모래밭을 형성하고 있어 천연비행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철중 인천시 환경정책과 주무관은 "트레킹 대회는 접경지역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가까우면서 멀었던 대청·소청·백령 지역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열렸다"며 "이곳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