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훈 도당사랑회장, 매월 둘째·넷째 수요일마다 반찬 배달봉사"생활관리사 안부 확인 강화하고 고독사·자살 예방 심리치료 필요"

얼마 전 부천시 도당동 주민센터 주방에서 독거노인들에게 배달할 반찬봉사 손길로 북적였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친목모임인 '도당 사랑회' 회원들이 매월 둘째, 넷째 수요일이면 동네 독거노인 50명에게 반찬을 만들어 일일이 배달봉사에 나서는 날이기 때문이다.

13년 전부터 한결같이 반찬봉사를 해오고 있는 도당 사랑회 차상훈 회장(54·대성 할인마트 운영)은 당시 회장이 "봉사활동 좀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한 것이 이웃 독거노인을 돕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회원 17명이 매월 1만원씩 내는 회비로 반찬 준비를 하려면 일손이나 금전적으로 부족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게다가 당국의 지원이 전혀 없다보니 얼마가 되든 모자라는 식재료비는 차 회장의 몫이다.

"회장이어서가 아니라 10여년을 정기적으로 방문할 때마다 반가워하는 그분들이 꼭 내 부모님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아까울 것이 없죠. 반찬을 만들어서 각 가정에 방문할 때면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미소지으며 반기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차 회장은 "노인돌봄시스템이 상당부분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것 같다"며 "생활관리사의 정기적인 방문과 통화 안부 등 관계망서비스를 강화하고 고독사·자살 등을 예방하기 위해 심리치료, 건강·여가프로그램, 자원봉사 활동 등을 추진해 친구를 만드는 서비스가 만들어 져야 한다"고 아쉬워 한다.

특히 독거노인은 경제적 생활실태도 매우 열악해 절대빈곤선 이하의 소득수준이라는 점에서도 식생활 지원을 더욱 강조했다.

무엇보다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독거노인은 증가해 정부 지원뿐 아니라 민간의 노력도 함께 필요하다는 데에는 차 회장과 봉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7년 전 거동이 불편한 김모(82)할머니를 예로 들었다. 당시 김 할머니는 당시 아들과의 연락이 끊겨 거리를 방황하다 당국의 눈에 띄어 지금은 2평짜리 쪽방에서 혼자 살고 있다고 한다. 한동안 어두운 얼굴을 하셨지만 지금은 도당 사랑회 반찬배달 봉사자들을 아들처럼 반긴다고 한다.

차 회장의 봉사활동은 독거노인 반찬봉사뿐 아니라 지역지킴이 도당 자율방범대 활동도 어느덧 10년을 접어들고 있다.

차상훈 회장은 "동네에는 학교가 초등학교 1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2곳이 있는데 방범 활동 초기만 해도 밤늦은 시간에 학생들이 골목에서 술을 마신 후 싸우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동안 취객을 귀가 조치시키고 학생들의 비행을 적발하는 등 방범활동이 이제서야 성과를 거둔 것 같다"고 전했다.

/부천=강훈천 기자 hck122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