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부문 철수 가능성에 '심각'
신차 물동량·중고차 수출 타격
평택·당진항 일부 처리할 수도
한국지엠 물동량을 처리하는 인천항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최근 항만업계 사이에서 한국지엠이 수출 물량의 일부를 타 항만으로 옮기거나, 관련 시설에서 철수할 예정이라는 구체적인 소문이 무성하게 돌고 있다.
한국지엠은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논란으로 생산부문 철수 가능성이 대두된 상황이라 가볍게 넘길 수 없다는 게 항만업계의 중론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 운송 전문 선사 A사는 한국지엠 수출 물량 중 일부를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내항 5부두에서 수출되는 한국지엠 완성차는 매년 30만대 수준이다. 문제는 A사가 평택·당진항에 자동차선 전용부두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A사가 수주한 한국지엠 수출물량을 평택·당진항으로 옮겨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선사들이 한국지엠 수출차와 함께 수출용 중고차를 같이 싣고 영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차 수출 물동량을 넘어 중고차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A사가 한국지엠으로부터 내년 물량을 낙찰 받은 건 알려진 사실이다"라며 "전용부두에서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으니 그쪽으로 모두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 검토해서 10월 중 발표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상황이 심각하다고 들었다"라며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출차 물량에 타격을 입는 '10월'에 이어 '12월'에도 한국지엠 이슈가 인천항을 강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천내항 4부두에 위치한 한국지엠 KD(Knock Down·자동차부품 포장 수출) 센터가 논란에 중심에 서 있다. 한국지엠이 올해 말을 끝으로 KD센터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중이다.

KD센터는 자동차 부품류를 반조립 상태로 컨테이너에 포장하는 곳이다. 전체 부지 면적은 7만1000㎡에 이른다. 여기에서 처리되는 컨테이너는 연간 3만~4만TEU(1TEU=길이 6m 컨테이너 1대) 정도다. KD센터 철수는 곧 부품 수출 물량을 줄이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KD센터 부지 임대계약이 오는 12월 말 종료된다는 점도 철수 가능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KD센터 부지는 인천항만공사(IPA)가 인천내항부두운영㈜에 임대하고, 내항부두운영이 한진·CJ대한통운에 다시 임대를 주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한진·CJ대한통운이 건설한 KD센터에 세 들어 영업하고 있다. IPA 관계자는 "한국지엠과 한진·CJ대한통운의 계약은 잘 모르겠으나, 부지 임대 계약은 12월 말 종료되는 게 맞다. 계약은 그동안 2년 단위로 갱신해 왔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명확하게 정해진 건 없으며 결정된 것도 없다"고 밝혔다.

IPA 고위 관계자는 한국지엠 수출차 물량 문제와 KD센터 철수설을 묻는 질문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걱정이다"라고 답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