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추진보다 갈등조정에 중점"
▲ 이동현 경기도의원이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갈등 조정자의 역할을 맡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12년간 국회의원 보좌진 활동..."시흥주민·도민에 혜택 드릴 것"


"정치인은 '갈등조정자'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최소한의 합의점을 찾아 조금씩 사회를 진보시켜 나가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제10대 경기도의회에 입성한 이동현(민주당·시흥4) 도의원은 22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보좌관 생활에서 얻은 정치인의 소신을 풀어 놨다.

그는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지난 12여년을 일하며 법률이 만들어지고,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들이 어떻게 풀려나가는 지를 경험했다. 또 입법부가 해야 할 역할과 국민들을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

그래서 도의회에서 자신의 정책을 펼치는 것보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의원은 "한 가지 정책을 중점추진 하겠다는 것보다, 도 집행부의 현안과 도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사안별로 대응하고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정치신념은 삶을 대하는 '유연한 자세'에서 나온다.

충남 당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비포장도로를 누비며 아이들을 끌고 다녔다. 학교에서는 여러번 반장을 했고, 주말이면 교회를 가는 전형적인 '모범생'의 모습이었다. 그러던 그는 대학생 시절 배낭여행을 다니며 자신만의 가치관을 만들어 갔다. 특히 인도여행은 문화충격과 함께 많은 철학적 고민을 던져줬다.

바라나시와 갠지스 강에서 바라본 인도인들의 삶은 죽음에 대한 고찰을 안겨줬고, 목표 지향적으로 살아온 그 동안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 때부터 대학교 학기마다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으로 배낭여행을 다녔다.

여행을 통해 그는 처세에 대한 고정관념을 하나씩 깨나갔다. 남을 배려하는 것도, 소통을 하는 것도, 미래를 바라보며 현재를 즐기는 자세를 가지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는 "해군장교로 군 생활을 지내며,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공공영역에서 일해보고 싶고, 사회적인 기여를 조금 더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우연치 않게 비서관을 하던 친구에게 들은 국회의원 보좌진은 딱 맞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06년 해군 대위로 전역한 후 정장선 전 국회의원의 비서로 생활을 시작했고 지난 6·13지방선거 출마 전에는 조정식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맡았다.

보좌진 생활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낮과 밤이 없었다. 국정감사와 예산안심의를 앞둔 가을에는 출근은 있지만 퇴근은 없었다.

이 의원은 그곳에서 국회의원의 입법을 돕고, 관련부처의 정책을 검토해 문제점과 개선안을 발굴해 내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보좌관으로 활동하며 국회의원이 의미 있는 법을 발의해 국민들의 환영을 받거나 정책제안, 문제점지적을 통해 제도개선을 이끌어 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일반인들은 보좌관을 국회의원을 따라다니며 수행하는 역할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실제로 보좌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이 같은 사무실 안에서 이뤄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선출직 출마를 마음먹은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를 도우면서다. 국정의 방향을 결정하는 기획위원회에서의 경험은 그 동안 입법부의 경험과 합쳐지면서 출마를 결심하게 했다.

그는 "국정기획위에서 일하고 국회로 돌아왔을 때, 내가 지금까지 배운 것으로 실천하고,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 마음으로 출마했고, 시흥 지역민들에게 78%라는 과분한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도의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맡고 싶다고 한다.

3개월간 경험한 도의회는 국회와 굉장히 비슷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음에도, 가지고 있는 전체 권한과 사무처의 일하는 방식은 달랐다.

사무처의 조직과 인사가 집행부에서 독립하지 못하다보니, 의회와 집행부의 상호비판 및 경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고 도의회의 비판기능을 충실히 활용하지 못했다.

그는 "국회는 국회의장이 여당출신이라고 하더라도 각종 현안에 대해 사무처 직원들부터 비판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더 나은 정책추진이 될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한다. 조직과 인사가 완전히 독립돼 집행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며 "반면 도의회는 집행부와 교류가 되는 공무원들이다 보니 약간의 제약을 받는다.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개방직 확대를 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고 강조했다.

지역구인 시흥 정왕동 일대는 산업단지와 배곧신도시가 있는 곳이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과 국토부의 스마트시티 실증단지 지정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시화호를 수도권 배후 최대 해양레저 파크로 조성하는 일과 도의 해안벨트를 개발하는 방안은 작은 일이라도 돕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이 의원은 "정책에는 명백한 선(善)도, 악(惡)도 없다. 항상 서로 다른 관점이 충돌하고, 그 상황에서 가장 갈등을 최소화 하면서 합의된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어 갈 때 정치인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시흥주민들과 도민들에게 좋은 정책적 혜택을 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