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아이들 지키는 야간보호프로그램
▲ 하늘둥지지역아동센터의 야간보호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새터민 아동들의 모습. /사진제공=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인천일보는 기부금을 통해 이뤄지는 배분 사업과 나눔 사례를 소개하고자 총 10회에 걸쳐 '인천 나눔 이야기'를 연재한다. 시민들의 정성으로 모인 기부금은 지역의 소외된 이웃과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위기에 놓인 청소년부터 거리를 떠도는 노숙인까지 어려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된 이야기를 통해 인천 나눔문화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부모님과 북한에서 넘어온 새터민 고등학생 김영수(가명)군은 학교를 다녀와 집에 돌아오면 늘 혼자였다. 어머니는 생계유지를 위해 늦은 시간까지 일을 했고 김군 곁에는 같이 시간을 보낼 가족이 없었다. 거주지와 가까운 지역아동센터를 오가곤 했지만 일찍 문을 닫았다. 학교를 벗어나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보내야 했던 김군은 학교생활에 있어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고 학습 능력도 부진했다. 그러던 중 지역아동센터가 야간보호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하면서 김군의 삶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센터의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감을 회복했다. 기초학습지원을 받아 성적도 올랐다. 지금은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하늘둥지지역아동센터'는 저소득층과 새터민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곳이다.
남동구는 인천의 북한이탈주민 정착지 중 하나로 센터에도 새터민 청소년들이 많은 편이다. 학교를 마친 후 센터를 찾는 아이들은 프로그램 활동에 참여하거나 학업 보충교육을 듣는다.

센터는 아이들의 방임을 막고자 오후 9시까지 운영을 해왔다. 자체적으로 자율적 학습 형태의 야간보호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하지만 운영비와 인력부족 문제로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일찍 문을 닫게 됐다. 아이들의 욕구를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에도 한계가 있었다.

운영 단축으로 인한 타격은 새터민 아이들에게 유독 컸다. 부모들의 맞벌이와 보호자 부재로 인해 야간시간대에 머물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은 늦은 밤 거리를 방황하거나 불안한 심리로 각종 위험에 노출됐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복권기금 아동·청소년 야간보호사업'을 통해 센터를 지원하기로 했다. 센터는 인천공동모금회로부터 야간보호사업비(1년) 3180여만원을 받았다. 사업비는 간식비와 프로그램 활동비, 야간 인력 인건비 등에 쓰이고 있다.

올 초부터 야간보호프로그램 운영을 다시 시작한 센터 덕분에 김군과 같은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안정과 건강을 되찾았다. 아이들은 음악과 인성교육, 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전문강사에게 학습 멘토링도 받는다.

하늘둥지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인천공동모금회의 야간보호사업을 통해 방임으로 위험에 노출된 새터민 아이들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보호할 수 있게 됐다"며 "지속적으로 야간보호프로그램을 운영해 아이들의 학습과 활동의 결핍을 채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