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부문 철수 10년기간 정한 꼴...노조·산업은행 '법적 대응' 예고

 

글로벌GM이 결국 한국지엠 연구개발(R&D) 법인 분리를 강행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지엠은 정상화 5개월 만에 다시 격랑 속에 휘말렸다. 한국지엠 생산부문 철수까지 10년짜리 유효기간을 정한 것과 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지만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법원 결정을 기다리는 모양새라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와 한국지엠 노동조합이 강경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향후 사태의 흐름에 지역 경제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관련기사 6면

한국지엠은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통해 '지엠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주식회사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21일 밝혔다. 정확한 주주총회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전국 각지에서 주주 의견을 취합하는 형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주주들이 공유하는 내용이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공시된 회사분할 결정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자본금 3911만원 규모의 '지엠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주요 사업은 자동차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 지분 비율은 기존과 같이 GM 계열사 76.96%, 산업은행 17.02%, 상하이 자동차 6.02%로 이뤄져 있다. 법인 분할등기는 오는 12월3일 이뤄진다. 이외에 재산 분할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노동조합과 산업은행은 이번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강력 투쟁을 예고했고, 산업은행은 정상적인 주주총회가 아니었다는 점과 법인 분할은 정관상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에 해당된다는 이유를 들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인천시도 한국지엠에 무상으로 빌려 준 청라주행시험장 부지를 회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인천일보 10월11일자 6면>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19일 SNS를 통해 "법인 분리에 대해 많은 분이 걱정하고 있으며 이는 타당한 걱정이다"라며 "시민사회의 동의가 없다면 부지 회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영·이창욱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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