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체고 김원효, 복싱 웰터급 정상...매경기 혼신 선수생활 유종의 미
▲ 제99회 전국체전 복싱 남고부 웰터급에서 금메달을 딴 김원효 선수.

 

김원효(경기체고·3학년)가 파란만장했던 복싱선수 생활 마지막을 불태웠다.

마지막을 한 판에 다 쏟아내려는 듯 쉴 새 없이 주먹을 뻗었다. 날아오는 주먹에 아랑곳하지 않고 투지를 앞세워 상대를 파고들었다.

예리한 주먹을 연달아 꽂아 넣으며 상대를 압도했다. 결과는 3-2 승. 김원효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김원효는 지난 17일 전북대 익산캠퍼스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복싱 남고부 웰터급(-69㎏) 결승에서 제주 이신우(남녕고·1학년)를 점수 3-2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그간 마음 고생한 감정이 떠올라서 였을까.' 김원효는 값진 금메달을 따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번 전국체전은 김원효에게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다.

김 선수는 중학교 2학년 처음으로 글러브를 잡았다. 세계적인 선수가 된다는 마음으로 이 악물고 고된 훈련 매일 견뎠다.

선수생활을 이어간 지 5년. 김원효는 글러브를 내려놓기로 결정한다. 경찰이라는 새로운 꿈이 생겨서다.

그만둔다는 결정을 쉽사리 내리기 어려웠다. 부모님도 반대했지만 의지는 굳건했다.

김원효는 이번 전국체전에 아쉬움, 미련 등 모든걸 털어놓기로 다짐했다. 이번대회를 그동안 뒷바라지 한 부모님에게 마지막 선물을 안긴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때문인지 김 선수의 모습은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김원효는 "제 뒷바라지를 위해 이른 새벽부터 일하시던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며 "자랑스러운 아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금메달을 따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금메달을 딴 만큼 어떤 일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며 "새로운 꿈을 이루기 위해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전북=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