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다툼 대화로 풀기를"
▲ 카카오 카풀 서비스 진출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24시간 파업에 돌입한 18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의 한 택시 차고지에 운행을 멈춘 택시들 위로 먹구름이 끼어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카카오의 '카풀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운행 중단을 예고한 경기도 택시업계가 18일 파업에 돌입, 도내 택시기사의 80% 가량이 운행을 중단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도 택시업계는 이날 오전 4시를 기해 24시간 동안 파업에 돌입했다.

도는 법인 1만5495명, 개인 2만6608명 등 전체 택시기사 4만2103명 가운데 3만3천472명(79.5%)이 운행을 중단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 중 각자 1대의 택시를 확보한 개인 택시기사가 2만3750명을 차지해 택시 대수로는 3만대 이상이 멈춰 선 것으로 분석된다.

운행을 중단한 택시기사들은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택시 생존권사수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택시 노사 4개 단체로 꾸려진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집회 참가자가 6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번 파업은 카카오의 카풀사업 진출로 인한 택시업계와 카카오 간의 갈등이 발단됐다.

택시업계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는 현행 운수 사업법을 위반한 엄연한 불법이라며 현행법에 카풀이 가능한 '출퇴근 시간'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사실상 24시간 운영해 택시 생존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 측은 택시 수요가 시간·장소에 따라 급격히 변하지만, 공급은 경직돼 수급 불균형이 생기고 있다며 서비스 도입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양측의 갈등으로 결국 시민들이 불편을 감내해야 했다.

수원에서 신분당선을 이용, 성남으로 출근하는 김모(34)씨는 평소 택시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이동했지만, 이날은 택시가 잡히지 않아 자가용을 이용해야 했다.

김씨는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있고 버스 배차시간도 길어 주로 택시를 이용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배차가 안 돼 차를 끌고 나왔다"며 "회사에 주차공간도 없어 유료주차장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 파업으로 1호선과 분당선, 버스환승센터 등의 플랫폼에는 지하철과 버스를 기다리는 출·퇴근객들로 붐볐다.

지하철을 기다리던 최모(28·여)씨는 "자신(택시)들의 생존권이 걸려 있다고 말하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볼모 삼아 운행을 갑자기 중단하면 누가 지지해주겠느냐"며 "하루빨리 갈등을 마치고 대화로 문제를 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