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감지기 없고·잔디 방치
환기구 인화방지망도 찢겨
화면 작아 CCTV 확인 제약"

지난 7일 발생한 고양 저유소 화재와 관련, 한국송유관공사가 잔디를 깍은 후 제대로 버리지 않고 방치해 화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경찰청은 18일 고양저유소 화재사건 중간수사를 발표하면서 유증환기구에 설치돼 있는 인화방지망이 찢어지거나 고정되지 않는 등 관리가 부실해 내부에 건초가 들어가는 등 화재차단기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또 불이 난 유류탱크 주변에 화재예방을 위해 풀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함에도 이를 방치했으며 깎은 잔디도 버리지 않고 모아둬 오히려 화재를 키우는 가연물이 됐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인화성 물질을 대규모로 관리하는 시설에 필요한 화재감지기도 설치되지 않았으며, 화재감시용 CCTV도 25개지만 화면이 작아 잔디에 불이 붙은 것조차 확인이 어려웠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거됐던 스리랑카인의 혐의도 전문가 자문단과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인과관계 및 위험발생 예견가능성 등 법리검토를 면밀히 해 법리오해나 인권침해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화재발생 이후 한국송유관공사의 방재시설·인력운용 등 전 분야에 걸쳐 관리 부실의혹에 대해 수사한 결과 시설 및 안전 등 관련자료 27건을 확보하고 지사장 등 관련자 5명을 소환조사했다.

또 2차례에 걸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소방 등 관계기관과 합동감식 및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의 자문을 받은 수사진행으로 화재 확산 및 공사 측 관리부실에 대해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고양=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