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연예인 출국 과정을 보려고 극성팬들이 몰려 소란을 피우거나, 항공권을 끊어서 보안구역까지 들어간 뒤 정작 항공기에 탑승하지 않고 환불하는 꼼수가 성행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극성팬들의 항공권 취소로 인해 출국장 보안검색, 역진입 대처 등 공항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영일(민주평화당·전남 해남완도진도군) 의원은 연예인 극성팬들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요청했지만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탑승권을 끊은 극성팬들이 항공기에 탑승하지 않으면서 항공기 출발 지연을 유발해 탑승객들은 영문도 모른채 상당 시간을 기내에서 대기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윤 의원에 따르면 극성팬들은 인천공항 출국장·입국장 입구까지 장사진을 치고, 환호를 질러 공항 혼잡을 일으키고 일반 이용객들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 극성팬들은 당일 항공권을 구매한 뒤 보안구역에서 연예인 동선을 따라 사진촬영을 하고, 연예인들이 기내에 탑승하면 항공권을 취소하는 꼼수를 부려 항공사들도 골머리를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연예기획사들이 팬클럽 관계자에게 해당 입출국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는 탓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윤 의원은 지적했다.

A항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항공권 구매 취소에 대한 환불 수수료가 낮아 극성팬들이 보안검색을 받고 출국장(보안구역)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고 나오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당일 구매한 티켓을 당일 취소할 경우 환불 수수료가 없다는 허점도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애꿎은 탑승객과 항공사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또 연예기획사들이 현장 질서 유지를 이유로 사설 경호업체를 동원해 임의로 포토라인을 설치하는 등 공항 시설을 상습적으로 무단 점유하면서 마찰도 빚어지고 있다.

윤영일 의원은 "관련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성숙한 팬 문화가 형성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