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푸드 회생신청에 물품 임치금 낸 특수점포 수천만원 잃을 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1세대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로 인해,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매장에 물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정상적인 판매가 어려운데다 특수점포에서 중간관리 업무를 맡은 이들은 일한 대가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현재 '울며 겨자먹기'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조금이라도 팔면 어떻게든 수익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무사히 보증금을 돌려 받아 정리할 수 있기만 바라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16일 인천지역 한 특수상권 점포에서 스킨푸드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이달부터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 형태로 전환했다. 지난달부터 판매 수수료의 일부인 수익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계약상 수익은 스킨푸드 본사가 지급한다. 현재 본사는 재정 악화를 이유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상태로 현재 어떤 자금도 주고 있지 않다.

중간관리자로 일하는 A씨를 비롯한 이들은 지난달 일한 대가를 받지 못했다.
A씨는 "교통비도 안 나오니 다른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되나 고민하고 있다"며 "계약을 종료하려고 해도 본사는 보증금을 못 준다는 입장이다. 다른 대책은 없다고 했다. 8월 말쯤 계약을 정상적으로 종료하고도 보증금을 받지못한 관리자 2명이 본사를 찾아갔지만 아무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흔히 중간관리자 혹은 소사장으로 불리는 '개인사업자'다. 마트, 아울렛, 백화점 등 특수상권에 점포를 냈으나 매장과 물품 등이 자신의 소유가 아니다. 판매 일부 수수료만 받는 계약 형태다. 매장 관리 비용은 본사와 계약한 마트, 아울렛, 백화점 사업자가 본사로부터 받게 된다. 대신 관리자들은 사전에 물품에 대한 '임치금', 인테리어 비용, 가맹점 비용 등을 본사에 내게 된다. 이 가운데 임치금은 물품에 대한 보증금으로 계약 종료 후 돌려받는 비용이다.

인천지역에 위치한 25곳 매장 가운데 대부분은 수수료 계약을 맺었다. 중간관리자들은 본사에 1000만에서 5000만원의 보증금을 냈으며 판매 수수료로 일반적으로 20% 고정 비율로 받아왔다.

그러나 기업회생 언론 보도를 기점으로 수익이 끊겼으며 맡긴 보증금 역시 돌려받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지역 내 다른 점주들도 유사한 고통을 겪고 있다. 현재 기업회생 절차와 함께 문을 닫은 인천공항 직영점을 비롯해 연수구 등 몇몇 매장은 지난주부터 장사를 접었다. 현재 본사에서 물품 공급을 하고 있지 않아 전 매장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내 한 상가에서 가맹점을 운영하는 B씨는 "일단 제품이 있는 만큼 계속 판매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곳은 가맹점 형태로 계약을 맺은 곳이다. 점포 자리를 빌려 물품을 직접 사서 판매하는 식이다. 매달 나가는 월세와 관리비를 대기 위해 점주들은 보유한 물품 위주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B씨는 본사의 대처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상황이 이렇게까지 심각한지 몰랐다. 전혀 공지도 없고, 대책도 따로 없었다. 기업회생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지난해부터 아슬아슬했던 것은 사실이다. 물품 공급이 제때 되지 않는데다가 주문이 가끔 취소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