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놀이동산·어른들 희망동산으로 남는다
▲ 올해 9월 인천 계양산에서 어린이들이 숲체험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 계양구

 

▲ 작년 1월1일 인천 계양산 중턱 육각정에 설치된 소원트리에서 시민들이 소원을 빌고 있다. /사진제공=인천 계양구

 

▲ 계양산. /사진제공=인천시


인천 계양산이 다시 인천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도심 속의 허파로서 매년 500만명 이상이 오르 내리던 계양산이 골프장 개발 압박에서 벗어나 온전한 산으로서 모습을 간직하게 됐다.

롯데는 인천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끈질기게 계양산을 골프장으로 조성하려고 했지만 최근 대법원이 인천시의 손을 들어주면서 최종 무산됐다.

인천시와 시민사회단체는 "시민이 지켜낸 계양산"이라면서 향후 계양산을 시민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


▲인천의 주산(主山), 계양산
계양산은 인천의 주산으로 불리운다. 해발 395m로 인천 도심 육지에서, 또 서울 서쪽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인천을 대표하는 진산(鎭山)이자 주산(主山)으로서 시민들의 휴식공간이다.

계양산 동쪽에는 삼국시대에 축조된 계양산성이 있고, 서쪽에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부평고을 주민들이 축조한 중심성(衆心城)이 있다.

특히 한남정맥의 중심으로서 생태계적 가치도 높다. 도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반딧불이가 관찰돼 해마다 축제가 열리고 있고, 금개구리 등 깨끗한 곳에서만 서식한다는 양서류도 있어 보존 가치가 높다.

▲계양산 골프장 … 무산되기까지
계양산이 개발 압박에 휩싸인건 1974년부터다. 당시 롯데는 계양산 일대 257만㎡의 부지를 매입, 1989년부터 골프장 건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2009년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기도 했다. 당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재임하던 때 계양산에 골프장을 건설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이 통과되면서 사업이 롯데 계획대로 추진되는 듯 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골프장 조성으로 인해 환경이 파괴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송영길 전 시장이 취임한 후 2012년 시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도시관리계획을 철회했다.

롯데는 이러한 시의 결정에 반발해 2012년 6월18일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기각되자 2013년 2월21일 시를 상대로 도시관리계획(체육시설) 폐지결정 취소 소송을 냈다.

롯데의 끈질긴 노력에도 2014년 1심, 2015년 2심 재판에서 모두 롯데가 패소한 데 이어 지난 12일 대법원에서도 소송이 기각됐다.

대법원은 시가 도시관리계획을 폐지하는 처분을 하면서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않았고,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했다.

개발 논란의 중심에 있던 계양산은 이제 시민공원으로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됐다.

▲시민 공원으로 거듭나는 계양산
시는 계양산 목상동과 방축동 일원 53만여㎡를 산림휴양 및 역사공원으로 조성한다.

이를 위해서 국토교통부의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승인부터 시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원 대상 부지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에 포함됐기 때문에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어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한 기초조사 및 환경영향평가 등도 필요하다. 시는 우선 내년 추경에 기초조사 용역 등에 대한 사업비를 반영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 공원을 추진하되 인위적인 시설을 최대한 설치하지 않겠다고 시는 설명했다. 숲 테마산책로나 체험 프로그램, 휴양림, 수목원 등과 같이 최근 공원 조성 추세를 고려해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민사회단체인 계양산시민자연공원추진위원회도 17일 시청에서 계양산 보전 방안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도시관리계획에 도시공원으로 지정해야 향후 또 다른 개발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며 "주민과 전문가 등으로부터 의견 수렴해서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