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시민대상 수상자 김운기씨 "자연쉼터 만들기 힘 닿는 데까지 계속할 것"

"저보다도 열심히 하는 시민들이 많은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돼 과분하고 너무나 감사합니다."

시흥시가 올 한 해 각 분야에서 추천받은 시민들 중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시민상으로 선정한 3명 중 시민대상을 수상한 김운기(60)씨의 소감이다.

김씨는 척박하게 방치된 2000여평 규모의 소래산 들머리인 소내골을 7년째 혼자서 묵묵히 등산객들을 위한 '자연쉼터'를 조성하고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얻어 상을 받았다.

"소내골은 원래 돌을 캐는 채석장으로 관련 사업이 끝나자 방치된 곳으로 내가 이곳을 처음 찾았을 당시에는 잡목과 들풀들이 얼키고 설킨 정글이었다"며 "그냥 놔둘 수 없어 길이나 내자고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왔다"고 회상했다.

김씨가 누구의 도움 없이 홀로 땀 흘려 조성한 자연쉼터는 이름대로 외지에서 그 어떤 것도 들여오지 않고 또 자연지형을 살려 폐기된 암반형 돌들을 이용해 음식을 올려놓기 편하도록 (돌)상과 (돌)의자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쉼터를 꾸몄다.

김씨는 또 처음부터 쉼터에서 자생한 각종 수목을 베어내지 않고 지형에 어울리도록 하는 방식으로 조경에도 신경을 쓰는 등 '썩 괜찮은 공원'을 만들어 등산객들에게 공급한 셈이다.

그는 "이곳이 군 부대가 사격훈련도 하곤 해서 국방부 땅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산주(山主)가 따로 있었다"며 "언젠가 주인이 와서 '왜 이걸(쉼터를) 하느냐'고 묻길래 사심은 없고 탐방객들에게 쉴 곳을 제공하고 싶어 시작했다"고 말했다면서, 김씨는 "땅 주인은 좋은 일 한다면서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당부하더라"라고 말했다.

기자가 지난 9일 '시민대상을 축하한다'는 현수막이 걸린 쉼터를 방문해 인터뷰 하는 중에도 등산객들이 김씨에게 '엄지척'하며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먹을거리도 주는 등 김씨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김씨는 "이 일을 할 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해 힘이 닿는 데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할 것이다"고 말하는 김씨는 "시가 이곳을 공익적 측면에서 개발하면 멋진 명소가 될 것"이라고 제안하기 했다.

/시흥=김신섭 기자 s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