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단계' 컨 부두 개발 지연
수요예측 대비 처리시설 부족
남북교류 중심지로 대응 필수
정부, 연말~내년초 기본계획 고시 예정
▲ 15일 오후 인천신항 선광 컨테이너 터미널 동쪽으로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 개발' 예정지가 보이고 있다. 정부는 1-2단계 사업을 신항만 기본계획에 담아 추진할 예정이다. 인천항만공사는 오는 2025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인천항이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 개발'이라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1-1단계 완전 개장으로 150만TEU(1TEU=6m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한 인천신항은 앞으로 늘어나는 수도권 물동량을 소화하기 위해선 반드시 규모를 키워야 했다.

적기보다 좀 늦었다는 비판도 있지만, 정부가 1-2단계 사업을 신항만 기본계획에 담아 추진하기로 확정하면서 조만간 사업 규모와 추진 방향이 가시화될 걸로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신항만 기본계획을 고시할 예정이다.

▲계속 미뤄졌던 1-2단계

인천신항은 크게 1단계와 2단계 사업이 있다. LNG 인수기지 북측 2단계 사업은 장래 사업으로 분류돼 있고, 현재 1단계의 절반만 완료된 상태다. 지금 운영되고 있는 한진인천컨테이너 부두와 선광 터미널부두가 바로 1-1단계 사업이다. 앞으로 추진될 1-2단계 사업은 한진·선광터미널 서측과 동측 지역을 각각 컨테이너 부두로 개발하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1-2단계 컨테이너 부두 개발은 지난 2007년 신항 개발이 첫 삽을 뜨기 전부터 계획됐던 사업이었다. 지난 2011년과 2013년 전국항만기본계획과 신항 건설기본계획이 고시될 때 까지만해도 1-2단계 사업은 오는 2020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1-1단계 사업이 늦어지고 지난 2016년 9월 항만기본계획이 수정되면서 장래 사업으로 추진 시기가 미뤄졌다.

▲물동량 증가 … 더 늦출 수 없다

하지만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인천항 물동량 증가세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4년 233만TEU, 2015년 237만TEU, 2016년 268만TEU에 이어 지난해 305만TEU를 기록했다. 최근 인천항의 10년 평균 물동량 증가율은 6.7%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앞으로의 성장세에 대비해 보면, 2025년에는 176만TEU, 2030년에는 367만TEU 규모의 컨테이너 처리시설이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보다 보수적인 계산으로는 지난 6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연구용역 결과가 있다. KMI는 앞으로 인천항을 거칠 컨테이너 물동량이 2020년 301만TEU, 2025년 363만TEU, 2030년 412만TEU로 점차 커진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인천항의 컨테이너 전용부두 하역능력은 286만TEU에 불과하다. <표 참조> 어떤 계산이라도 컨테이너 부두 확충은 불가피하다.

남북교류도 1-2단계 사업을 하루빨리 추진해야 할 이유 중 하나다. 인천항은 과거 북한 수출입 및 환적화물을 전문적으로 다뤄 온 경험이 있다. 앞으로 남북이 가깝게 지낼수록 인천항을 드나드는 물동량도 늘어날 걸로 예상된다. 특히 인천은 남북경협의 핵심인 '환황해 경제벨트'에서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는 도시인 만큼 남북경협이 진전될수록 증가세도 급격할 전망이다.

이에 대한 분석도 있다. 지난 5월 인천항만공사(IPA)가 개최한 '인천항을 거점으로 한 남북경제협력' 세미나에 참석한 인천연구원 소속 김운수 박사는 발표를 통해 북한 산업이 구조화되면서 물동량이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북한이 연평균 경제성장률 15%를 기록한다면 인천항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은 최대 120만TEU까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 박사는 인천항이 북한 수출입화물의 환적항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천신항을 조기에 확장·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발 규모 아직 미확정 … 4개 선석 규모 예상

1-2단계 사업의 규모가 어느 정도에 이를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IPA는 한진터미널 서측 B구역에 4000TEU급 2개 선석을, 선광터미널 동측 A구역에 4000TEU급 3개 선석 규모로 개발할 예정이었다. 부두 길이는 B구역 700m, A구역 1050m다.
해양수산부는 우선 A구역만 개발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A구역 선석을 3개가 아닌 4개로 늘려 향후 늘어날 물동량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대형화되고 있는 컨테이너선에 맞게 개발한다는 방침에 따라 선석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1-2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인천항은 400만TEU 규모 이상의 하역능력을 갖추게 된다.

▲"2025년까지 완공"

1-2단계 사업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올해 말에서 내년 초쯤 신항만 기본계획이 나온 뒤 여러 행정절차를 거친 뒤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1단계는 IPA가 항만 하부공사를 맡아 건설사를 통해 완성하고, 하역사가 상부공사를 건설한 뒤 임대료를 내며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1-2단계 사업을 얼마나 빨리 완성할 수 있느냐다. 일반적으로 항만 개발에는 7~8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천항의 물동량 처리 한계시점이 오기 전에 빠른 개발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사업이 늦어지면 물동량을 인근 타 항만에 빼앗기고, 항만 경쟁력을 깎아먹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IPA는 2025년까지 부두가 완성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IPA 관계자는 "나중에 하역능력이 부족할 때 대책을 찾으면 너무 늦다"라며 "지금 빨리 추진해야 물동량 증가세를 감당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활짝 연 1-1단계선 한진·선광 운영중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 개발에 앞서 지난해 완전 개장한 1-1단계 부두는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와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이 각각 운영 중에 있다. 두 터미널은 지난해 인천항 전체 물동량의 절반 가까운 150만TEU를 처리하면서 명실상부한 중심 터미널로 떠오르고 있다.

HJIT와 SNCT의 전체 규모는 쌍둥이라 할 수 있다. 연간 하역능력은 105만TEU, 안벽은 800m 규모에 3000TEU급 선석 1개, 2000TEU급 선석 2개를 각각 갖추고 있다. 컨테이너 야드(CY) 넓이도 각각 48만㎡ 정도에 이르고 있다.

SNCT는 지난해 물동량 82만6166TEU로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 역사상 가장 많은 실적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에는 48만3089TEU를 처리했다. HJIT도 같은 기간 35만6000TEU를 처리해 바짝 뒤를 쫓고 있다. 두 터미널은 대형 컨테이너선 접안이 가능하다는 점을 무기로 물동량 규모를 더욱 늘리는 중이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